미닝 아웃
서정민 스타일팀장
지난달 31일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이번엔 하지마(For once, Don’t Do It)’라는 문구가 떴다. 지금까지 망설이지 말고 ‘Just Do It(그냥 해)’라고 외쳤던 브랜드의 대표 슬로건을 변형한 것이다. 이어지는 영상에는 “뒤로 물러서거나 침묵하지마” “인종 차별에 등 돌리지마” 등의 내용이 뒤따랐다. 지난달 26일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발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 차별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스타일용 사진
경쟁 브랜드 아디다스도 ‘RACISM (인종 차별)’ 단어에 붉은 줄을 그은 이미지(사진)를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행동해라, 우리가 변화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정치·사회적 이슈와 무관했던 럭셔리 패션 브랜드 구찌, 루이 비통, 마이클 코어스 등도 일제히 SNS를 통해 인종 차별 반대 의지를 공식 발표했다.
모두 ‘미닝 아웃’ 운동에 적극적인 소비자를 의식한 결과다. 미닝(meaning·신념)과 커밍아웃(coming out·정체성을 드러내다)의 합성어인 미닝 아웃은 MZ(밀레니얼+Z) 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단적으로 설명해주는 단어다.
개성이 강하고 개인의 취향을 드러내는 데 주저함이 없는 MZ 세대는 정치·사회적 신념을 드러내는 데도 적극적이어서 사소한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가치를 공유하는 브랜드를 선호한다.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친환경 패션, 동물복지를 우선하는 비건 뷰티, 인권 문제를 고민하는 공정무역 제품인지 따져서 ‘착한 소비, 가치 소비’를 하겠다는 것이다. 의식 있는 소비자가 많아질수록 브랜드와 기업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서정민 스타일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