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감주

bindol 2022. 5. 22. 03:44

감주

중앙일보

서정민 스타일팀장

감주는 식혜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감주’는 ‘감성주점’의 줄임말이다.

그런데 감성주점은 요즘 생긴 말이 아니다. 2010년대 초반 홍대 앞에 ‘밤과 음악사이’, 일명 ‘밤사’라 불리는 주점이 문을 열면서 유행했다. 복고 열풍을 타고 7080 음악을 듣기 위해 당시 30~40대 직장인들이 들러 술을 마시며 춤을 추던 곳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아재들의 기억 속에 생생한 ‘록카페’가 있다. 역시나 술을 마시다 흥에 겨우면 테이블과 테이블 사이에서 춤을 췄다.

오랜만에 감주라는 단어를 떠올린 건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때문이다. 주인공 박새로이가 운영하는 ‘단밤’을 감성주점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단밤’ 입구에 쓰인 “우리의 시간은 새벽시 감성분에 시작된다”라는 네온사인 때문일까. 운영 방식은 달라도 박새로이 표 포차(주점)라면 ‘일상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감성적인 장소’라고 상상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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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현실의 감성주점에는 문제가 많다. 드라마에서도 ‘헌팅 포차’라는 말이 언급됐듯 젊은 남녀의 부킹이 목적인 곳도 많고, 일반음식점으로 영업허가를 내고 클럽처럼 운영해 단속 대상이 된 곳도 많다. 코로나19로 불안한 요즘, 좁은 장소에 많은 사람이 밀집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

그럼에도 감주를 얘기하는 건 요즘 이태원과 홍대 인근에 이래저래 ‘감성주점’ 간판을 내건 곳이 많기 때문이다. 앞만 보고 달려가는 줄 알았던 밀레니얼 세대도 때로는 추억의 옛날 노래를 들으며 쉬어 가고 싶은가 보다. 그 씁쓸한 감성에 공감이 간다. 아재나 청춘이나, 추억은 늘 그립다.

서정민 스타일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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