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 살롱] [1349] EPL의 예언
같은 사건을 보면서도 해석과 의미 부여가 서로 다른 경우를 수시로 겪고 있다. 손흥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등극도 그렇다. 손흥민의 최대 강점은 양발을 고르게 쓴다는 점이다. 왼발로 12골. 오른발로 11골이다. 거의 5대 5다. 이런 선수 없었다. 메시와 호날두에게도 없는 능력이다. 손의 전매특허는 좌우를 다 쓰는 ‘좌우 통달(左右通達) 킥’인 것이다. 희귀한 ‘좌우 통달 킥’ 23골이 한국 사회의 심각한 좌우 갈등에 모처럼 웃음을 주었다고 본다. 좌우 통달 킥 앞에서 좌파·우파 모두 기뻐했고 덩달아 자신감을 얻었다.
운(運)이 바뀔 때는 어떤 조짐이 있다. 운을 연구하는 관점에서는 손의 득점왕 사건이 ‘한국의 운이 있다’는 조짐으로 다가온다. 한국의 국운이 아직 쇠락하는 단계는 아닌 것이다. 손흥민과 BTS, 그리고 반도체는 국운을 상징한다. 국운 하면 계룡산이다. ‘여자가 득세한다’ ‘딴따라가 대접받는다’ ‘한국이 중심 국가 된다’는 예언을 남긴 계룡산파의 김일부(金一夫). 김일부 이후로 계룡산파의 바통을 이어받은 봉우 권태훈(1900~1994) 선생도 북계룡(北鷄龍) 이야기를 필자 세대에게 남겨주고 가셨다.
‘남쪽에도 계룡이 있지만 압록강변 단동(丹東) 위에도 북계룡이 있다. 봉황산성 자리이다. 자네들은 여기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아울러 ‘봉황이 동래(東來)하면 금계(金鷄)가 저수(低首)한다’는 예언도 남겼다. 봉황이 동쪽으로 오면 금닭이 고개를 숙인다는 뜻이다. 한국으로 봉황이 오면 금닭인 중국도 우리에게 함부로 하지 못한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싶다. 반도체 강국인 한국을 주변 국가에서 예전처럼 하인 다루듯이 쉽게 다루지는 못한다는 점괘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중국의 도사들도 중국 국운을 예언하였다. 대만 장개석의 국사(國師) 역할을 하고, 강택민을 비롯한 중국 본토의 공산당 상류층에게 ‘선생님’으로 존경받았던 남회근(1918~2012). 남회근 도사는 ‘1987년 정묘년 이후로 중국의 운세는 청나라 강희·건륭제와 같은 융성 시기로 진입하였다. 이 상승세가 앞으로 200~300년간은 지속될 것이다’라고 예언하였다. 수백 년 만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하다는 평가를 받는 남회근 같은 인물이 이런 예언을 한 것을 보면 중국도 결코 만만한 운세가 아니다. 다시 봉우 선생으로 넘어가 보면, 이 양반의 문명사적 예언이 있다. ‘황백전환론(黃白轉換論)’이다. 21세기 문명은 백인에서 황인종으로 넘어온다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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