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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 내부서 매일 쏟아지는 저급한 언어들

bindol 2022. 6. 15. 04:46

[사설] 민주당 내부서 매일 쏟아지는 저급한 언어들

조선일보
입력 2022.06.15 03:24
 
 
 

최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지지자들에게서 나오는 말들이 저급해 혀를 차게 된다. 이재명 의원을 지지하는 2030 여성들은 ‘개딸(개혁의 딸)’이라 불린다. 이 의원을 지지하는 젊은 남성은 ‘냥아’나 ‘양아들(양심의 아들)’이라고 한다. ‘개이모’ ‘개삼촌’도 있다. 왜 굳이 ‘개’를 넣어야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이 의원 지지자들은 그를 반대하는 당내 인사들을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에서 ‘수박’이라고 부른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이 의원을 반대하는 사람은 ‘똥파리’라고 폄하한다. “수박과 똥파리는 당을 떠나라”고 공격한다. 비명(非明)계 의원을 귀찮게 윙윙거리는 ‘모기’라고 부른 친명(親明) 의원도 있다. 똥파리와 모기를 합쳐 ‘벌레’라고도 한다. 이런 말을 쓰는 이 의원 강성 지지층은 상대방에게 후원금 ‘18원’을 보내고 막말 문자 폭탄을 날린다. 폭력적 응원단을 말하는 훌리건과 다를 바 없다. 정치는 경쟁과 갈등의 본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부러라도 품위를 지켜야 한다. 지금 민주당 내 모습은 품위와 너무나 거리가 멀다.

민주당 내 이런 모습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열린우리당 분당 과정에서 서로를 ‘난닝구’와 ‘빽바지’라고 비하했다. 일부 초선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건드리면 물어뜯겠다”고 해 다른 의원들을 놀라게 했다. 이런 사람들이 108명에 달한다고 해서 ‘백팔번뇌’로 불렸다. ‘나꼼수(나는 꼼수다)’ 출신들이 이런 분위기를 더 부추겼다. 문재인 정부에선 ‘대깨문’과 ‘문꿀오소리’ 등이 유행했다. 조국 전 장관 사태 때는 ‘개국본(개싸움국민운동본부)’이 등장했다. 이들은 “개처럼 싸우겠다”고 공언했다.

언어는 쓰는 사람과 집단의 수준을 대변한다. 이런 삼류 언어 정치는 결국 국민의 외면을 받고 선거 패배로 이어졌다. ‘백년 정당’을 외친 열린우리당은 4년 만에 해체됐고, ‘20년 집권’을 얘기한 민주당은 5년 만에 정권 교체됐다. 민주당은 서울·부산시장 선거와 대선, 지방선거까지 3연패를 당했다. 그런데 민주당에서 매일 쏟아지는 것은 반성과 쇄신이 아니라 ‘개X’ ‘X파리’ 같은 저급한 말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