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증자
입력 2022.07.27 00:14

장원석 S팀 기자
공구우먼. 7월 주식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종목 중 하나다. 빅사이즈 옷을 파는 점이 특이할 뿐, 흔한 패션 쇼핑몰과 다르지 않다. 그런데 매출이 473억원(2021년)에 불과한 이 회사의 시가총액이 약 1조원까지 치솟는 일이 벌어졌다. 이벤트는 무상증자였다.
1주당 신주 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발표한 6월 14일 이후 이틀 연속, 무상증자 권리락에 따라 8만9900원이던 주가가 1만5000원으로 조정된 6월 29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4만28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그 후 열흘 만에 약 70% 급락했다. 뒤늦게 추매에 나선 사람은 대부분 피눈물을 흘렸을 터다.
기업의 자기자본은 자본금과 여윳돈인 잉여금으로 나뉜다. 잉여금에 있는 돈으로 주식을 발행해 공짜로 주주에게 나눠주는 게 무상증자다. 잉여금에 있는 돈이 자본금으로 단순히 이동한 것이니 전체 자기자본엔 변화가 없다. 주주 입장에서도 달라지는 건 없다. A가 B주식 100주(주당 1만원)를 보유했고, B가 1주당 신주 1주의 무상증자를 결정했다면 A의 주식은 200주로 늘어난다. 하지만 그 가치가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뛰는 건 아니다. 주가를 인위적으로 1만원에서 5000원으로 조정(권리락)하기 때문이다.
무상증자하면 소외당하던 종목도 일시적으로 관심을 받는다. 발행주식 수 증가에 따라 거래량도 는다. 무엇보다 권리락에 따라 주가가 낮아지면 그만큼 싸게 보이는 착시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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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기업도 이를 이용한다. ‘좋은 회사니까 저희 좀 봐주세요’ 하는 취지로, 또 어떤 곳은 실적 부진에 따른 주주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무상증자를 택한다. 최근엔 벤처캐피탈(VC) 같은 투자자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의도는 달라도, 목표는 같다. 주가 띄우기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무상증자의 결과는 ‘단기 주가 상승, 장기 회귀’로 정리할 수 있다. 잠깐 반짝하지만, 곧 알맹이가 드러난다는 얘기다. 기업가치가 높아진 것도 아니고, 배당 같은 확실한 주주환원 정책도 아니니 당연하다. 그런데도 너도나도 무상증자하겠다고 나선다. 투기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없지 않으나, 불법이 아닌데 무턱대고 막을 수도 없다. 투자자가 자신을 지켜야 한다. 공짜 점심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