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前 정권 때 시작된 대형 비리 의혹 수사를 ‘국기 문란’이라니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나선 이재명 의원이 자신을 둘러싼 검경 수사에 대해 “대놓고 정치에 개입하겠다는 것”이라며 “검찰과 경찰이 특정 정치 세력의 이익에 복무하는 나라는 없다. 이것은 심각한 국기 문란”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현재 대장동·백현동·성남FC·변호사비 대납·법인카드 유용 등 6건과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다. 대부분 경기지사·성남시장 재직 시절 권력형 부정·비리 의혹이다. 사건이 터진 시점도 지난 정부 때이고 불거진 계기도 민주당 경선이었다. 수사도 전 정권 시절인 그때 시작된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이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잇따라 출마하면서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제 검경이 수사를 하려니 이 의원이 또다시 야당 대표 선거에 출마했다. 거의 모든 언론과 야당 정치인 일부까지 ‘방탄 출마’라고 했다. 그런 사람이 자신에 대한 대형 비리 의혹 수사를 국기 문란이라고 하면 납득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국기 문란은 심각한 부정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전 정권 때 벌어진 것이다.
이 의원은 자신의 책임인 대장동 사건을 ‘국민의힘 게이트’라며 “몸통은 이재명이 아니라 윤석열”이라고 황당한 주장을 해왔다. 이 의원 사건과 관련해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이 4명이다. 이 의원은 그때마다 연관성을 부인했지만 자신과 관련 있는 사람이 4명이나 극단적 선택을 한 이 사실을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나.
이 의원은 최근 아내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불법 유용 의혹 사건 참고인 사망과 관련해서도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냐”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불과 나흘 만에 숨진 참고인이 지난 대선 경선 때 이 후보 캠프에서 운전기사로 일하며 활동비 1500여 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김씨가 움직일 때 차량이 최소 2대 이상 동원됐는데, 참고인은 선행 차량의 기사였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다음 대선에 또 나설 가능성도 높다. 지금처럼 궤변과 남 탓만으로는 국민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 언제까지 방탄만 할 수는 없다. 본인이 죄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사실관계를 신속히 가릴 수 있도록 수사에 협조하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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