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강두천
입력 2022.08.11 00:27
업데이트 2022.08.11 01:53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서정민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
어제 개봉한 영화 ‘헌트’는 배우 이정재의 첫 연출작으로 지난 5월 열렸던 제75회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된 바 있고, 오는 9월 개막하는 제47회 토론토영화제에서도 공식 상영된다. 조직 내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와 김정도(정우성)의 첩보 액션 드라마로 이정재(사진 왼쪽)와 정우성(오른쪽), 두 배우가 영화 ‘태양은 없다’(1999) 이후 23년 만에 한 작품에 출연해 화제가 되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 출연한 배우 이정재&정우성. [사진 인터넷 캡처]
연예계에서 두 배우의 오랜 우정은 ‘청담부부’라 불릴 만큼 각별한데, 관객 입장에선 ‘이정재 vs 정우성’이라는 오래된 난제를 마침내 풀어야 하나 살짝 머리가 아프다. 당대를 대표했던 청춘스타들이 멋진 중년으로 익어가고 있으니 여성 팬이라면 ‘나는 어느 쪽?’ 한 번쯤 고민해보지 않았을까. 이처럼 비슷해 보이면서도 결과 색이 확연히 다른 두 강자의 승부를 사자성어로는 ‘용호상박(龍虎相搏)’ ‘난형난제(難兄難弟)’ ‘백중지세(伯仲之勢)’라 부른다.
MZ세대 신조어 중 비슷한 말로는 ‘자강두천’을 꼽을 수 있다. ‘자존심 강한 두 천재의 대결’의 줄임말로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 처음 용어가 등장할 때만 해도 강자들의 싸움이라 승패를 가루기 힘들다는 뜻으로 통했다. 하지만 요즘은 반어법으로 더 많이 쓰인다. 기대했던 두 게이머의 승부가 졸전 양상을 보인 후, 원래 뜻인 ‘용호상박’에서 ‘덤앤더머(바보 2인조 이야기를 다룬 영화 제목)’ ‘자강두바(자존심 강한 두 바보의 대결)’ 같은 조롱의 의미로 용례가 바뀌었다. 그러니 사용 시 주의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