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쌍방울 그룹 주변서 벌어진 이상한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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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그룹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였던 2018년 11월 경기도가 주최한 남북 교류 행사 비용 중 수억원가량을 지원했다고 한다. 당시 민간 대북 교류 단체와 행사를 공동 주최했는데 이 단체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것이다. 쌍방울은 이듬해 해외에서 열린 같은 행사에도 자금 지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은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회사다. 양측은 서로 관련 없다고 해명하고 있는 상태다.
기업이 대북 행사를 지원할 수 있다. 대북 단체 대표도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이 선의로 지원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대표 측근으로 당시 행사를 총괄한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부지사 발탁 전에 쌍방울 사외이사를 지냈다. 대북 단체 대표는 2018년 행사 직후 쌍방울 계열사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이 단체 사무실은 쌍방울 사옥에 입주했다. 2018년 행사 전 쌍방울 계열사는 북한의 전기 인프라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힌 상태였고, 경기도는 이 행사를 이 대표의 치적으로 홍보해왔다.
이 일은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쌍방울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도 무관치 않다. 지난 대선 때 제기됐던 이 사건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수사와 재판을 받을 때 변호사 비용 20억원가량을 쌍방울이 대납했다는 의혹이다. 이 대표는 당시 30여 명의 변호인단을 꾸렸지만 총 수임료로 2억5000만원을 송금했다고 밝혀 대납 의혹이 일었다. 상식적으로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사는 2019년 쌍방울 계열사 사외이사로 선임됐고, 이 대표의 지난 대선 캠프에도 참여했다. 그 외에도 다수의 이 대표 주변 인사들이 쌍방울과 계열사에서 사외이사를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일들이 모두 우연인가.
이 의문을 풀어줄 핵심 인물은 쌍방울 실소유주로 알려진 김성태 전 회장이다. 하지만 그는 정권 교체 후 검찰이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자 지난 5월 해외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고 있다. 압수수색 영장 등 수사 기밀이 검찰 수사관을 통해 쌍방울 측에 유출된 직후였다. 양선길 현 회장은 그보다 앞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두 사람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상태다. 쌍방울 측은 이 의혹이 불거진 작년 10월 “허위 사실”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김 전 회장은 해외로 도피할 이유가 없고 빨리 귀국해 소명하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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