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6682]디딜방아 발행일 : 2005.12.03 / 여론/독자 A30 면

또한 외진 방앗간은 옛 마을에 필요했던 내방(內房) 교육장이기도 했다. 시집갈 날 받아놓은 예비신부를 이 외딴 공간에 데려와서 시집살이의 필수인 곡(哭) 레슨을 했다. 울음이 나올 수가 없는 시집의 애상사에 구슬피 울 수 있는 테크닉을 방앗간에서 배웠다. 뿐만 아니라 은밀한 성교육도 이곳에서 베풀었다. 얼굴 붉히고 당황하는 꼴을 두고 ‘방앗간에서 나오는 처녀 같다’고 한 것은 이 때문이다. 또한 방앗간에서 아이를 낳으면 사내아이일 확률이 높고 방앗간에서 방사를 하면 사내아이를 낳는다는 남아존중사상으로 인해 진통을 하면 부인을 업고 방앗간으로 달렸고 짓궂은 사나이들은 야밤에 방앗간 포르노를 즐기기도 했다.
전염병이 돌면 이웃 마을 디딜방아를 떼어다 마을 어귀에 세워 놓는데 Y자 부위에 여자 속곳을 입혀 놓기 마련이다. 병귀에는 남귀(男鬼) 여귀(女鬼)가 있는데, 남귀일 경우 이 디딜방아로 대리만족하고 마을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보너스 예방법이다. 고구려시대의 디딜방아가 아차산에서 발굴됐다 해서 그에 얽힌 유구한 민속을 가려보았다.
(kyoutae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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