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코너][6681]지린시(吉林市) 발행일 : 2005.11.30 / 여론/독자 A30 면

송화강 주변에 소나무가 무척 울창했던지 소나무꽃 철이 되면 그 아름다운 송홧가루가 강물을 뒤덮고 흐른다 해서 송화강이란 이름을 얻었다는 이 강물에 송화 대신 벤젠이라는 독극물이 흘러 강변 대도시들인 지린시, 하얼빈시, 그리고 러시아땅인 하바로프스크시까지 식수 금지령이 내리고 오염띠 반경 1㎞ 내에서의 외출 금지령이 내리는 비상이 걸렸다.
지린시는 역사도시로 고대사에 나오는 숙신(肅愼)족의 본거지였다. 요(遼)나라 때는 도읍지였고 지린시 대안의 용담산에는 금(金)나라 때 고성(古城)터가 있다. 청나라 때는 수군의 전초기지가 있었고 우리 조선군이 청나라의 원군 요청에 응해 이 강 따라 남하하는 러시아 수군과 싸워 대첩을 이룬 강이기도 하다. 효종 때 남하를 노리던 러시아황제가 스테파노프가 이끄는 대원정군을 송화강에 보내 청나라 국경을 위협하자 청나라는 원군을 요청해 왔고 조정에서는 1차로 함경병사 변급(邊?)을, 2차에는 혜산첨사 신류(申劉)로 하여금 국경 조총부대를 동원케 해 이를 섬멸하고 대첩을 거두고 있다. 이를 나선(羅禪)대첩이라 하는데 러시아의 호칭으로 아라사-어루쇠-나선 그리고 코 큰 승냥이라 하여 대비달자(大鼻獺子), 노란 털이 났다 하여 황모적(黃毛狄)이라고도 불렀다. 이 두 차례에 걸친 송화강 대첩들로 인해 그 이후의 간도 이주를 둔 한국인의 명분이 떳떳했었다 한다.
만주 동북 최고 도시인 지린시는 수자원이 풍부하여 풍만 수력발전소와 중국에서 제일 크다는 대경(大慶)유전을 이웃에 두고 있어 중국에서 비료·염료 등 초대형급의 화학공업이 집결돼 있다. 이번에 송화강변에 있는 그 대형 화학공장 하나가 폭발, 재앙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연변 조선족 자치주와 연결돼 있어 예로부터 한국교포가 많이 살아왔으며 안중근 의사로 기억되는 하얼빈시에만도 한국 유학생이 5000명이나 된다 한다.
(kyoutae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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