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이규태코너][6681]지린시(吉林市)

bindol 2022. 10. 3. 05:35
[이규태코너][6681]지린시(吉林市) 발행일 : 2005.11.30 / 여론/독자 A30 면
▲ 종이신문보기청나라 주도하에 백두산 정계비(定界碑)를 세울 때 한반도 쪽으로 흐르는 압록강과 만주 쪽으로 흐르는 송화강의 분수령에 세웠었다. 송화강은 지린시(吉林市)를 거쳐 우회전, 하얼빈시를 거쳐 러시아땅에서 아무르강과 합류해 동해로 빠진다. 따라서 간도(間島)를 안고 흐른다 하여 간도가 우리 땅이라는 증거로 자주 거론돼온 송화강이기도 하다.

송화강 주변에 소나무가 무척 울창했던지 소나무꽃 철이 되면 그 아름다운 송홧가루가 강물을 뒤덮고 흐른다 해서 송화강이란 이름을 얻었다는 이 강물에 송화 대신 벤젠이라는 독극물이 흘러 강변 대도시들인 지린시, 하얼빈시, 그리고 러시아땅인 하바로프스크시까지 식수 금지령이 내리고 오염띠 반경 1㎞ 내에서의 외출 금지령이 내리는 비상이 걸렸다.

지린시는 역사도시로 고대사에 나오는 숙신(肅愼)족의 본거지였다. 요(遼)나라 때는 도읍지였고 지린시 대안의 용담산에는 금(金)나라 때 고성(古城)터가 있다. 청나라 때는 수군의 전초기지가 있었고 우리 조선군이 청나라의 원군 요청에 응해 이 강 따라 남하하는 러시아 수군과 싸워 대첩을 이룬 강이기도 하다. 효종 때 남하를 노리던 러시아황제가 스테파노프가 이끄는 대원정군을 송화강에 보내 청나라 국경을 위협하자 청나라는 원군을 요청해 왔고 조정에서는 1차로 함경병사 변급(邊?)을, 2차에는 혜산첨사 신류(申劉)로 하여금 국경 조총부대를 동원케 해 이를 섬멸하고 대첩을 거두고 있다. 이를 나선(羅禪)대첩이라 하는데 러시아의 호칭으로 아라사-어루쇠-나선 그리고 코 큰 승냥이라 하여 대비달자(大鼻獺子), 노란 털이 났다 하여 황모적(黃毛狄)이라고도 불렀다. 이 두 차례에 걸친 송화강 대첩들로 인해 그 이후의 간도 이주를 둔 한국인의 명분이 떳떳했었다 한다.

만주 동북 최고 도시인 지린시는 수자원이 풍부하여 풍만 수력발전소와 중국에서 제일 크다는 대경(大慶)유전을 이웃에 두고 있어 중국에서 비료·염료 등 초대형급의 화학공업이 집결돼 있다. 이번에 송화강변에 있는 그 대형 화학공장 하나가 폭발, 재앙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연변 조선족 자치주와 연결돼 있어 예로부터 한국교포가 많이 살아왔으며 안중근 의사로 기억되는 하얼빈시에만도 한국 유학생이 5000명이나 된다 한다.

(kyoutael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