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이규태코너][6663]馬韓村

bindol 2022. 10. 3. 06:06
[이규태코너][6663]馬韓村 발행일 : 2005.10.19 / 여론/독자 A34 면
▲ 종이신문보기청동기시대의 마한(馬韓) 수읍(首邑)이던 익산 금마(金馬)에 마한관을 짓고 발굴과 출토품 위주로 마한시대의 생활이나 복식, 사후세계, 일본과의 교류 등을 재생시키는 역사 건설을 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쌍둥이 타워니 아이 파크니 아파트만 늘려 살벌한 국토에 장려돼야 할 역사촌 건설이 아닐 수 없다. 빈약한 유물인지라 그 규모에도 한계를 느낄 것이나 문헌에서 뒤져 마한의 민속문화도 포괄할 만큼 규모를 키웠으면 한다. 재생시켰으면 하는 마한문화로 신라 화랑제도와 맥을 같이하는 성인식이 있다. 성인이 되기 위해서는 청년의 집에 집단 거주하면서 고행이 수반된 공공봉사 활동을 하게 마련인데 그 마한의 성인식이 이색적이다. ‘삼국지’ 마한전에 보면 성곽이나 공공건물을 지을 때 이 예비성인들로 하여금 등가죽을 뚫어 새끼를 꿰게 하고 그 새끼에 한 길 남짓의 통나무를 매어 끌어올리는데 아픈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했다. 미국 샌타페이의 민속박물관에서 이 마한의 고행 성인식과 똑같은 인디언 풍속화를 볼 수 있는데, 알래스카 연륙시대에 한반도와 미 대륙 간의 교류를 고증하는 좋은 자료가 아닐 수 없다.

둘째로 마한에 있었던 솟대(蘇塗)문화의 재생이다. 큰 나무를 세우고 그 나무에 북과 방울을 걸어 귀신을 모시는데 그 영역에 각종 죄를 지은 도망자가 들면 더 이상 추적하지도 또 내쫓지도 못한다고 했다. 이는 고대사회에서 복수의 상승(相乘)을 금하려는 원시법률의 민속적 잔재로 구약성서에만도 여섯 번이나 나온다. ‘아질’이라 하여 18세기까지 유럽에서 유효했으며 20세기 초 제주도의 성교란(聖敎亂) 때 쫓기던 천주교 신자들이 이 솟대에 들어가 목숨을 건졌을 만큼 역사도 유구한 인권문화의 원조다.

끝으로 마한 춤의 복원이다. 기록에 보면 수십명이 일제히 박자를 맞추어 발로 땅을 구르는데 손발을 높게 낮게 구성지게 맞추는 것이 중국의 탁무(鐸舞) 같다 했다. 한국의 춤은 팔을 너울거리는 상체 위주요 여러 사람이 조화하는 군무(群舞)가 아니라 독무(獨舞)가 주류라는 점에서, 이 발을 주로 놀리고 여럿이 어울려 추는 마한무는 시사하는 것이 많다. 중국의 탁무도 서역 무드가 나는 춤이라는 점에서 고대 한국을 세계적 시각에서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마한촌이었으면 한다.



(kyoutael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