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어린이 인성교육
혼사를 중매하는 중신아비가 마을에 들르면 그 마을 서당 훈장을 찾아가 예비 신랑의 떡거리 행실을 은밀히 묻게 마련이다. 서당에서 ‘천자문’이나 ‘동몽선습’ 등 책을 한 권 떼면 책씻이 또는 책거리라하여 자모들이 떡을 빚어 나눠 먹게 했는데 이를 떡거리라했다.
이때 훈장은 떡 함지를 들여놓고 ‘나 지금 일이 있어 나갔다가 늦게 돌어올 텐데 당장 떡이 먹고 싶으면 먹되 하나 이상 가져가서는 안 되고 내가 돌아올 때까지 참았다 먹으면 두 개씩 먹어도 된다’하고 나간다.
하고 싶은 일일수록 참는 인성 교육이 내포된 떡거리다. 참았다 두 개 먹는 아이는 소수요 앞날을 촉망하는 관행이 있었다. 옛 서당에서는 셈을 가르치면서도 인성과 연계시켰다.
이를테면 아이 셋이 놀고 있는데 아저씨가 떡 네 개를 주면서 똑같이 나눠 먹으라 시키고 갔다. 어떻게 나눠 먹어야 하느냐는 것이 문제다. 정답은 하나씩 나눠갖고 남은 하나를 삼등분해서 나눠 먹는 것이 정답이지만 훈장은 맞는 대답으로 치지 않는다.
들판에는 지장보살이라는 작은 돌부처가 서 있게 마련이요 곁에 있는 그 보살님과 넷이서 하나씩 나눠 먹는다는 것이 정답이다. 이는 셈 무지가 아니라 남을 배려해야한다는 인성 교육임을 알 수 있다.
어릴 적 예닐곱 살이 되면 ‘내논’이라하여 집에서 짓는 논 한 뙈기 갈라주어 농사짓는 생업 교육을 시켰다. 내논에서 손수 모를 키워 내논에다 모를 심고 논물을 말리지 말며 피사리를 하고 애벌김 두벌김 세벌김을 맸으며 벼가 익으면 새를 보고 벼를 베었다.
내논에서 허리 굽혀 김을 맬 때 이편저편 논두렁을 두 번 왕복할 때까지 허리를 펴지 못하게끔 아버지가 교관이 되어 함께 김을 맸다.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아 나도 모르게 허리를 펴면 아버지가 발을 걸어 흙탕물에 쓰러뜨린다. 전통 생업인 벼농사는 인내력이 생명이요 그렇게 교육을 해서 인내심을 터득시켰다.
내논에서 벼를 벨 때 이삭을 주워 엿을 사먹고자 일부러 이삭을 많이 떨어뜨리게 마련인데 내논의 이삭은 네것이 아니라 마을에 어렵게 사는 과부 몫이라하여 줍지 못하게 했던 것에도 남을 배려하는 인성교육이 깔려있었다.
어린이 주간을 맞아 유럽 초등교육의 인성을 연계시킨 생업 교육 르포기사를 보노라니 전통 교육이 새삼스러워져 되뇌어 보았다.
(이규태·kyoutaelee@chosun.com)
혼사를 중매하는 중신아비가 마을에 들르면 그 마을 서당 훈장을 찾아가 예비 신랑의 떡거리 행실을 은밀히 묻게 마련이다. 서당에서 ‘천자문’이나 ‘동몽선습’ 등 책을 한 권 떼면 책씻이 또는 책거리라하여 자모들이 떡을 빚어 나눠 먹게 했는데 이를 떡거리라했다.
이때 훈장은 떡 함지를 들여놓고 ‘나 지금 일이 있어 나갔다가 늦게 돌어올 텐데 당장 떡이 먹고 싶으면 먹되 하나 이상 가져가서는 안 되고 내가 돌아올 때까지 참았다 먹으면 두 개씩 먹어도 된다’하고 나간다.
하고 싶은 일일수록 참는 인성 교육이 내포된 떡거리다. 참았다 두 개 먹는 아이는 소수요 앞날을 촉망하는 관행이 있었다. 옛 서당에서는 셈을 가르치면서도 인성과 연계시켰다.
이를테면 아이 셋이 놀고 있는데 아저씨가 떡 네 개를 주면서 똑같이 나눠 먹으라 시키고 갔다. 어떻게 나눠 먹어야 하느냐는 것이 문제다. 정답은 하나씩 나눠갖고 남은 하나를 삼등분해서 나눠 먹는 것이 정답이지만 훈장은 맞는 대답으로 치지 않는다.
들판에는 지장보살이라는 작은 돌부처가 서 있게 마련이요 곁에 있는 그 보살님과 넷이서 하나씩 나눠 먹는다는 것이 정답이다. 이는 셈 무지가 아니라 남을 배려해야한다는 인성 교육임을 알 수 있다.
어릴 적 예닐곱 살이 되면 ‘내논’이라하여 집에서 짓는 논 한 뙈기 갈라주어 농사짓는 생업 교육을 시켰다. 내논에서 손수 모를 키워 내논에다 모를 심고 논물을 말리지 말며 피사리를 하고 애벌김 두벌김 세벌김을 맸으며 벼가 익으면 새를 보고 벼를 베었다.
내논에서 허리 굽혀 김을 맬 때 이편저편 논두렁을 두 번 왕복할 때까지 허리를 펴지 못하게끔 아버지가 교관이 되어 함께 김을 맸다.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아 나도 모르게 허리를 펴면 아버지가 발을 걸어 흙탕물에 쓰러뜨린다. 전통 생업인 벼농사는 인내력이 생명이요 그렇게 교육을 해서 인내심을 터득시켰다.
내논에서 벼를 벨 때 이삭을 주워 엿을 사먹고자 일부러 이삭을 많이 떨어뜨리게 마련인데 내논의 이삭은 네것이 아니라 마을에 어렵게 사는 과부 몫이라하여 줍지 못하게 했던 것에도 남을 배려하는 인성교육이 깔려있었다.
어린이 주간을 맞아 유럽 초등교육의 인성을 연계시킨 생업 교육 르포기사를 보노라니 전통 교육이 새삼스러워져 되뇌어 보았다.
(이규태·kyoutae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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