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코너] 아틀란티스
환상의 섬 아틀란티스로 보이는 구조물이 스페인 남부 바닷가에서 발견되었다는 BBC방송의 보도가 있었다.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의 ‘대화’편에 나오는 이 섬은 지브롤터 외해에 있었던 9000년 전의 문명국으로, 신전을 중심으로 동심원 구조의 도시가 형성되어 육로와 수로로 이어져 있으며 금은보석으로 보도를 꾸민 지상낙원이다.
해신(海神) 포세이돈이 인간처녀와의 사이에 낳은 열 자녀의 후손들이 그 주민으로, 부유(富裕)에 겨워 신을 믿지 않은 응징으로 화산폭발과 지진으로 바다 속에 가라앉아 버린 것으로 돼있다. 근대에 들면서 많은 탐험가와 고고학자들은 이 황금향(黃金鄕) 아틀란티스를 환상에서 구제하느라 갖은 노력을 다했고 두 가지 가능성에서 그 실존에 대한 기대를 못 버리고 있다.
그 하나는 스코틀랜드의 스펜스에 의한 인종적 추적이다. 스펜스는, 스페인과 프랑스 연안에 정착했던 원시종족으로 유럽계통과 다른 이지리언이라는 혈통을 가려내고, 아틀란티스가 침몰할 때 이곳으로 피난 와 정착한 원주민이라 했다. 이지리언은 ‘서부인’이란 뜻으로 스페인의 서쪽엔 망망 대서양의 아틀란티스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에 발견된 추정 아틀란티스와 서부인의 정착지가 합당하는 것이 된다.
둘째는, 플라톤 생존 시로부터 900년 전에 화산폭발로 바다에 함몰하고 조금 남아 있는 그리스 동남쪽 에게해의 산토리니섬이 아틀란티스의 잔여 섬이라는 것이다. 이 섬에는 화려했던 에게해 고대문명이 번창했으며 지금도 30m 두께의 화산재에 묻혀 있는 그 잿더미 아래에서 플라톤이 적어 남긴 형태와 흡사한 고대도시가 발굴되기도 했다.
화산폭발이 9000년 전에 있었다는 플라톤의 기술과 900년 전의 산토리니섬 폭발과는 너무나 시간적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으나, 그 기술 가운데 운하의 크기나 도시배후의 평야의 넓이 등이 한결같이 과장됐다는 점을 들어 함몰 시기 역시 과장됐을 것으로 합리화하기도 했다. 이 같은 근거로 지금 산토리니섬은 아틀란티스를 업고 그리스에 못지않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는데 환상 속의 이상향으로 묻어두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
(이규태 kyoutae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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