牧 童
*칠 목(牛-8, 4급)
*아이 동(立-12, 6급)
60년대에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다닌 필자는 하루 일과 중에서 ‘소먹이기’, ‘쇠풀 베기’가 큰일이었다. 그림 같이 그려지는 그날을 회상하면서 ‘牧童’이란 한자어를 뜯어본다. 한자어는 수박 같아서 속을 봐야 알 수 있기에!
牧자는 손에 막대기를 들고[攵=攴] 소[牛]를 부리거나 풀을 먹이는 모습을 본뜬 것으로 ‘(소를) 먹이다’(raise a cow)가 본래 의미인데, ‘기르다’(breed) ‘다스리다’(rule over) 등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童자는 金文(금문)에서 辛(신), 目(목), 東(동), 土(토) 이상 네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는데, ‘눈을 다친 하인이 땅에서 일을 하고 있는 모습’에 발음요소인 東(동녘 동)이 덧붙여진 것이다. ‘하인’(a servant)이 본뜻이었는데, ‘아이’(a child)란 뜻으로 널리 쓰이자 본래 의미를 위하여 僮(하인 동)자가 추가로 만들어졌다.
牧童은 ‘소나 양을 치는[牧] 아이[童]’를 이른다. 시골에서 소를 먹이며 자랐던 사람들은 다음 시구에 남다른 정감을 느낄 것 같다. 위천전가(渭川田家)란 제목의 5언 절구에서 따온 것이다. 이 시를 지은 왕유(王維, 693-761)는 불교에도 심취하여 마힐(摩詰) 거사라 불렸고, 시인이자 화가였기에 그의 시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다는 평으로 유명하다. 다음 구절을 음미해보면 누구나 머릿속에 한 폭의 그림이 그려질 듯!
“시골 늙은이 소먹이 간 아이 걱정되어,
지팡이 짚고 사립문에 기대어 기다리고 있네!”
野老念牧童, 야로념목동
倚杖候荊扉 의장후형비
- 王維.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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