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들어선 뒤 잇단 失政… 靑-국회는 ‘내 탓’ 없이 ‘네 탓’만
국난 극복 위해서는 방향전환 절실
코로나 극복은 의료인 덕분이었듯 경제는 경영인-전문가에게 맡겨야
그러다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의료진 ‘덕분에’라는 인식이 전 국민의 공통된 반응이다. 그런 공동체 의식에 대한 의료진의 응답은 뜻밖이었다. 우리가 잘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아니고 ‘국민들 덕분에’라는 침묵의 반응이었다. 그 사고와 가치관에 국민 모두가 고마움과 감사의 뜻을 되찾았다. 문재인 대통령도 그런 것이 민주주의 정치라고 말했다. 오랜만에 국민의 관심을 끄는 말이었다. 국민들이 반기지 않는 친문(親文) 인사들과 청와대도 같은 민주정신을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문제는 코로나19로 끝나지 않는다. 지난 3년 동안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주어진 더 큰 과제가 경제 문제다. 문재인 정권 이전까지는 국가 경제가 누구 때문에 잘못됐다는 비난이 많지 않았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다음부터는 거듭되는 실책이 너무 많았다. 기업인들 때문에 잘못됐으니까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은 진보진영 중심으로 계속 반복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우리의 요구가 충족되지 못하면 경제는 존재 가치가 없다’는 사고방식을 보여 왔다. 정부는 노조와 합세해서 경제계를 바로잡는다고 손잡아 왔다. 그런데 국민은 현 정부 ‘덕분에’ 얻은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일자리 창출은 경제 정책의 핵심이라고 걱정하면서도 오래 지속될 수 없는 인위적 고용에만 열중했지 경제의 장래를 건설하는 경제 질서에 따르는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현 정부 ‘때문에’ 장래가 걱정된다는 평가는 내리지만, 현 정권 ‘덕분에’ 희망이 보인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때로는 과거를 돌이켜 보게 된다. 지방에 다니다 보면, 박정희 정권 ‘덕분에’ 이만큼 경제가 성장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박정희 정권의 정치는 민주주의에 역행했다. 그러나 경제적 업적은 역사적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 최고 염원이었던 절대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일을 사랑하는 풍조도 정착시켜 주었다.
1981년에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진이 국민들의 의식구조를 조사한 일이 있었다. 그중의 한 항목이 ‘당신은 먹을 것이 있고 생활이 안정되어도 일을 하겠느냐’는 질문이었다. 국민의 86%가 ‘그래도 일을 하겠다’는 응답이었다. 그 결과를 보면서 감동의 눈물이 나왔다. 오랜 역사를 통해서 처음 듣는 희망의 소식이었다. 이제는 한국 경제의 미래가 보인다고 생각했다.
그즈음에는 호주의 로버트 호크 총리가 우리나라를 다녀갔다. 그가 호주에 돌아가 국민들에게, 한국 국민의 일에 대한 열정에 놀랐다는 얘기를 두세 차례 했을 정도였다. 시드니에 사는 제자로부터 들은 얘기다. 한국의 삼성이나 현대와 같은 큰 기업체 직원들은 주중에는 현장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연수원으로 가 교육을 받는다. 주초가 되면 다시 현장으로 돌아간다는 실례를 말하기도 했다. 한국은 일본 다음가는 경제국이 될 것이라는 찬사를 남겼을 정도다. 그런 잠재적인 저력이 외환위기도 극복하고 오늘까지의 성장과 번영을 이끌어 올 수 있었다.
국난 극복 위해서는 방향전환 절실
코로나 극복은 의료인 덕분이었듯 경제는 경영인-전문가에게 맡겨야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
최근 우리는 시중에서 과거에 못 듣던 말을 자주 듣는다. ‘의료진 덕분에’라는 말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전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떠오른 말이다. 지난 여러 해 동안 우리는 ‘때문에’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청와대는 ‘국회 때문에’, 국회는 ‘야당 때문에’, 경제계는 ‘정부의 규제 때문에’, 진보는 ‘보수 때문에’ 사회 모든 것이 잘못되고 있다는 얘기다. “나와 우리가 잘못했다”는 말은 들어 보지 못했다. 현 정권은 우리가 무엇을 했다는 말도 남기지 못하면서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다는 정직한 반성을 말한 적이 없다. 모든 것이 ‘너’와 ‘상대방’ 때문에 잘못됐다는 관례를 남겼다. 청와대가 더욱 그랬다.그러다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의료진 ‘덕분에’라는 인식이 전 국민의 공통된 반응이다. 그런 공동체 의식에 대한 의료진의 응답은 뜻밖이었다. 우리가 잘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아니고 ‘국민들 덕분에’라는 침묵의 반응이었다. 그 사고와 가치관에 국민 모두가 고마움과 감사의 뜻을 되찾았다. 문재인 대통령도 그런 것이 민주주의 정치라고 말했다. 오랜만에 국민의 관심을 끄는 말이었다. 국민들이 반기지 않는 친문(親文) 인사들과 청와대도 같은 민주정신을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문제는 코로나19로 끝나지 않는다. 지난 3년 동안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주어진 더 큰 과제가 경제 문제다. 문재인 정권 이전까지는 국가 경제가 누구 때문에 잘못됐다는 비난이 많지 않았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다음부터는 거듭되는 실책이 너무 많았다. 기업인들 때문에 잘못됐으니까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은 진보진영 중심으로 계속 반복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우리의 요구가 충족되지 못하면 경제는 존재 가치가 없다’는 사고방식을 보여 왔다. 정부는 노조와 합세해서 경제계를 바로잡는다고 손잡아 왔다. 그런데 국민은 현 정부 ‘덕분에’ 얻은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일자리 창출은 경제 정책의 핵심이라고 걱정하면서도 오래 지속될 수 없는 인위적 고용에만 열중했지 경제의 장래를 건설하는 경제 질서에 따르는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현 정부 ‘때문에’ 장래가 걱정된다는 평가는 내리지만, 현 정권 ‘덕분에’ 희망이 보인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1981년에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진이 국민들의 의식구조를 조사한 일이 있었다. 그중의 한 항목이 ‘당신은 먹을 것이 있고 생활이 안정되어도 일을 하겠느냐’는 질문이었다. 국민의 86%가 ‘그래도 일을 하겠다’는 응답이었다. 그 결과를 보면서 감동의 눈물이 나왔다. 오랜 역사를 통해서 처음 듣는 희망의 소식이었다. 이제는 한국 경제의 미래가 보인다고 생각했다.
그즈음에는 호주의 로버트 호크 총리가 우리나라를 다녀갔다. 그가 호주에 돌아가 국민들에게, 한국 국민의 일에 대한 열정에 놀랐다는 얘기를 두세 차례 했을 정도였다. 시드니에 사는 제자로부터 들은 얘기다. 한국의 삼성이나 현대와 같은 큰 기업체 직원들은 주중에는 현장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연수원으로 가 교육을 받는다. 주초가 되면 다시 현장으로 돌아간다는 실례를 말하기도 했다. 한국은 일본 다음가는 경제국이 될 것이라는 찬사를 남겼을 정도다. 그런 잠재적인 저력이 외환위기도 극복하고 오늘까지의 성장과 번영을 이끌어 올 수 있었다.
지금과 같이 절박한 위기에 우리 정부는 어떤 선택과 정책을 꺼낼지 궁금하다. 한국 경제는 국내에서 해결할 문제가 못 된다. 의료진이 코로나19를 극복했듯이 경제 전문가들과 실무 경영인들에게 과감히 일임해 주기 바란다. 행정적 지원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정책 방향과 책임자들을 이끌고 그대로 간다면, 후일에 우리 국민은 ‘문재인 정권 덕분에’가 아닌 ‘문재인 정부 때문에’ 불행해졌다는 역사적 심판을 받을 수도 있다.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