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말을 하지 말고, 많은 일을 벌이지 말라
- 毋多言, 毋多事·무다언, 무다사
경계해야 한다. 말 많이 하지 말고, 일 많이 벌이지 말라. 말이 많으면 실패가 많고, 일이 많으면 해가 많게 된다. 안락을 반드시 경계하고, 후회할 일은 하지 말라. 어떤 해가 있을 거라고 말하지 말라. 그 화가 장차 오래가리라. 해 될 게 무어냐고 말하지도 말라. 그 화가 길고도 클 것이다. … 실로 능히 삼가야만 복의 근원이 된다. 입은 무슨 해가 되는가. 재앙이 들어오는 문인 것이다.
戒之哉. 毋多言, 毋多事. 多言多敗, 多事多害. 安樂必戒, 毋行所悔. 勿謂何傷, 其禍將長, 勿謂何害, 其禍長大. … 誠能愼之, 福之根也. 口是何傷, 禍之門也.(계지재. 무다언, 무다사. 다언다패, 다사다해. 안락필계, 무행소회. 물위하상, 기화장장, 물위하해, 기화장대. … 성능신지, 복지근야. 구시하상, 화지문야.)
위 문장은 허목의 ‘기언서(記言序)’로, ‘미수기언(眉叟記言)’에 수록돼 있다.
말을 많이 하다 보면 항상 실수가 따른다. 말이 말을 낳고, 시비가 시비를 낳는다. 말이 많은 사람은 언제나 자신이 한 말 때문에 곤란한 일에 처한다. 내가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남의 말을 더 많이 들어야 한다.
안 해도 될 일을 굳이 벌이는 사람이 있다. 없던 일도 기어이 만들고 만다. 그러다 보면 그 일 때문에 시비가 붙고 싸움이 난다. 자신은 잘하려고 한 것이 후회만 남게 된다.
그렇다고 편하게 놀고먹을 수만은 없다. 그런 팔자는 타고나야 한다. 범부들은 무위도식하면 육체·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긴다. 무어라도 해야겠지만 후회할 일을 벌여서는 안 된다. 지금은 문제가 없어 보이는 일이 언젠가 화의 뿌리가 되고,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한 일이 걷잡을 수 없는 재앙의 근원이 된다. 물론 사람마다 팔자(?)에 따라 같은 일을 해도 화가 미치는 급이 다르다. 특히 나이 들수록 입을 굳게 다물어야 한다.
해가 바뀌었다. 사람들은 새해 일출을 보면서 다짐한다. “담배를 끊으리라.”, “운동을 많이 해야지.” 하지만 작심삼일이란 말이 있듯 다짐한 걸 실천하는 게 쉽지 않다. 독자 여러분은 새해에 어떤 다짐을 하셨는지? 허목의 말처럼 새해에는 말을 줄이고, 하지 않아도 될 일을 벌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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