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비극 노조원 무단이탈 단초
박원순 ‘진보 왕국’ 부작용 드러나
국정조사·감사에 수사도 착수해야
경영도 방만했다. 노사는 연간 200명 해외 연수, 최장 5년 휴직 등 특혜성 조항까지 체결했다. 2015년 3454억원이던 영업적자가 지난해 5220억원으로 불어났는데도 잔치만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구의역 사건 이후 ‘위험의 외주화’를 없애겠다며 정규직화를 독려했다. 이발사 등 1285명이 정규직이 됐고, 108명의 직원 친인척이 혜택을 입었다. 그 과정에서 “임직원 가족 및 친척 등 우대 채용을 금지한다”고 명시한 인사규정도 무시됐다.
더욱이 박 시장은 서울광장에서 텐트 농성을 벌이던 교통공사 노조위원장과 면담한 뒤 연내 정규직 전환 추가시험에 합의해 준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하반기 예정이었는데 노조 측 압박에 굴복했다는 의심을 떨치기 어렵다. 선거 때 도움을 준 민주노총 소속 해고자들을 대거 복직시켰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박 시장이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직후인 2012년부터 34명의 지하철 해고 근로자를 선별 절차 없이 복직시켰으며, 그중 10명은 대법원의 정당해고 확정판결을 받았던 인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재임 7년 동안 서울시 본청과 20여 개 산하기관을 진보 인사들로 채웠다. 하지만 서울시의회 역시 전체 110석 중 102석을 민주당이 차지하면서 견제와 감시 기능은 무너졌다. 서울시 주변이 ‘진보 왕국’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데도 최종 책임자인 박 시장은 사과하지 않았다. 어제 서울시 국감에서 교통공사 채용에 대해 “특별히 비리가 있었다고 판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가족 비율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채용 비리가 밝혀지지 않았다”고 버텼다. 고용 세습에 분노하는 국민 정서와 너무 동떨어진 주장이다.
그렇다면 더 이상 지자체에 맡겨둘 수는 없다. 국회는 당장 서울시와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조사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감사원도 감사에 나서야 하고, 검찰과 경찰 역시 수사를 검토해야 한다. 적폐 청산을 내세워 민간 기업들엔 압수수색을 무한 반복하면서 서울시와 산하 공기업의 비리에는 왜 머뭇거리는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