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어제 ‘요즘 일로 힘들다’는 문자메시지를 친구에게 보낸 뒤 잠적했다가 반나절 만에 경찰에 발견됐다. 그는 잠적 중 고려대 커뮤니티 사이트 ‘고파스’에 ‘신재민2’라는 이름으로 “내부 고발을 인정해주고 당연시하는 문화, 비상식적 정책 결정을 하지 않고 그 결정 과정을 국민에게 최대한 공개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며 자신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고 있다고 적었다. 경찰에 발견됐을 때 그의 목에는 가벼운 상처가 발견됐다. ‘적자 국채 발행 외압’에 온 국민 주목 특히 ‘청와대에서 박근혜 정부의 국가채무 비율을 일부러 높이려고 불필요한 적자 국채 발행을 지시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그 정황은 매우 구체적이다. 신씨는 “2017년 12월 내가 국채 발행 업무를 담당했고, (김동연 당시)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에게 8조7000억원 규모의 적자 국채를 발행하지 않겠다는 것이 최초 보고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차관보가 간부회의에서 (부총리로부터) 질책을 받았고, 부총리께서 39.4%라는 숫자를 주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재정이 크게 늘어날 상황에 대비해 채무비율이) 그 위로 올라가야 한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국민 세금을 한 푼이라도 아껴 써야 할 책무를 진 정부가 정치논리에 맞춰 적자 국채를 발행하려 했다는 것 아닌가. 도저히 있을 수도, 묵과하고 넘어갈 수도 없는 일이다. 신씨는 또 “결국 김 부총리는 (기재부 실무진 의견을 받아들여) 적자 국채 추가 발행 계획을 취소했지만, 국채 발행 백지화 보도자료를 차영환 (당시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이 취소하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앞서 11월에는 부채를 줄일 수 있는 1조원 규모의 국채 매입(바이백)도 하루 전날 갑작스레 취소되면서 시중금리가 치솟아 기업들이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쯤 되면 신씨를 ‘망둥이’로 몰아 입에 재갈을 물려선 곤란하다. 김 전 부총리는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해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다. 김 부총리는 재임 중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며 “국민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인기 없는 정책을 펼 용기가 필요하다”고 후배들에게 강조했다. 그런데 정치논리로 채무비율을 조절하려고 했다는 시도가 비록 미수에 그쳤다고 해도 용납하기 어렵다. 기재부의 KT&G 사장 교체 의혹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그래야 비상식적 정책 결정을 막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내부고발자를 고발할 게 아니라 실체적 진실을 우선 밝혀야 하는 이유다. [출처: 중앙일보] [사설] 신재민 폭로의 실체적 진실, 김동연이 밝히는 게 순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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