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하늘에 떠 있어야만 할까? 이 어리석은 질문에 대한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밤하늘에 뜬 달은 맑은 물을 거울삼아 얼굴을 비춰 보곤 하는데, 사람들은 이를 보고 달이 물속에 떠 있다고 너스레를 떠는 것이다. 高麗의 시인 李奎報는 이런 너스레의 결정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물 속의 달(山夕詠井中月) 漣漪碧井碧嵓隈(연의벽정벽암외) 잔물결 이는 푸른 암벽 모퉁이 파란 우물속에 新月娟娟正印來(신월연연정인래) 새달이 어여쁘게 바로 비추네 汲去甁中猶半影(급거병중유반영) 물을 길어 가면 물병 속에 반쪽이 담길 테니 恐將金鏡半分廻(공장금경반분회) 금빛 거울을 반으로 나누어 놓고 돌아갈까 두렵네 푸른 암벽 모퉁이에 우물을 파 놓은 걸로 보아 시인이 머무는 곳은 암자일 듯하다. 파란 우물이라고 한 것은 우물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