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동 교수의 新經筵 12

최치원의 ‘현묘한 도’는 언제 찾을까?

눈이 녹으면 무엇이 될까? 이 물음에는 두 가지 답이 있다. 물이 된다는 것과 봄이 된다는 것, 그것이다. 물이 된다는 것은 현상을 말하는 것이고, 봄이 된다는 것은 흐름을 말하는 것이다. 흐름을 아는 사람은 눈이 녹을 때 봄을 준비하지만, 현상만을 아는 사람은 봄 준비를 하지 못한다. 봄 준비를 하지 못한 사람은 봄이 왔을 때 살아남지 못한다. 그러므로 흐름을 알고 미래에 대비할 수 있는 지혜를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눈이 녹으면 봄이 된다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눈이 녹을 때 봄이 왔고, 그전 해에도 눈이 녹을 때 봄이 왔으며, 그 전전 해에도 눈이 녹으면 봄이 왔다. 봄이 지나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지나면 가을이 오고, 가을이 지나면 겨울이 온..

고고한 원추(鵷鶵)의 기상은 어디로 갔을까?

세상이 시끄럽다. 국제적으로도 시끄럽고 국내적으로도 시끄럽다. 미국과 중국은 지구의 헤게모니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이스라엘과 중동은 끝없는 전쟁의 구렁텅이 속에서 헤매고 있다. 일본은 끈질기게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중국도 우리의 해양과학기지가 있는 이어도에 대해 시비를 걸어온다. 굶어죽기 싫어 국경을 넘어온 탈북자를, 돌려보내면 죽게 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돌려보내는, 도대체 말이 되지 않는 현실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국내에서의 시끄러움 또한 이보다 못하지 않다. 국민은 이제 기존 정치인들에게 신물이 났다. 정치를 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거는 기대가 하늘을 찌른다. 정치인들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기보다 국민에게 표를 얻을 방법, 오직 그것만 생각하는 것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