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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공약대로 대규모 공무원 증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어제 행정안전부는 올해 총 3만3060명의 지방공무원 채용 계획을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무려 28.7% 늘어난 규모다. 여기에다 국가직 1만4000명과 공공기관 2만5000명을 더하면 공무원을 포함한 공공기관 채용 인원은 올해 7만2000명을 넘어선다. 사상 최대 규모의 공공부문 채용이다. 눈 앞에선 고용증가 착시 일으켜도 더 큰 문제는 공무원이 늘어날수록 국민의 허리만 휜다는 점이다. 정부가 대선 공약대로 지난해부터 5년간 공무원 17만4000명을 늘리면 이들이 받아갈 급여와 연금은 천문학적 규모에 이른다. 예컨대 17만 명을 9급으로 채용할 경우 30년 간 이들에게 지급되는 급여가 국회 예산정책처 추산 327조원에 달한다. 또 퇴직 후 평생 받아갈 연금은 92조 원에 달한다. 이같이 생산성은 낮고 노후까지 보장되니 최근 서울 노량진 고시학원에는 20대 대학생은 물론이고 다니는 직장이 불안한 30대 직장인도 다시 돌아와 공시생이 되고 있다. ‘파킨슨 법칙’이 100% 유효하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공무원은 한 번 뽑아놓으면 해야 할 일의 경중이나 유무에 무관하게 조직이 비대해진다는 법칙이다. 이는 결국 규제 증가로 이어진다. 공무원에게 뭐라도 일을 맡기게 되면서 결국 국민에게 규제 장벽이 된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일자리 춘궁기의 비상조치로 공무원을 늘리려면 머릿수만 늘리는 건 능사가 아니다. 명확한 비전과 철학을 제시해야 한다. 예를 들면 1930년대 대공황 시절의 뉴딜 정책이다. 당시 루즈벨트 대통령은 미국에 부족한 경제·환경·문화예술 인프라 확충에 초점을 맞추면서 민간 일자리도 살리고 기업 경쟁력도 높일 수 있었다. 문 정부의 공무원 증원도 이런 실사구시의 컨셉이 필요하다. 이런 철학 없이 머릿수만 늘려 당장 고용지표만 개선되는 ‘분식 고용’의 유혹에 빠져선 국민의 허리만 휘게 할 뿐 아닌가. 지금 총성 없는 경제전쟁을 벌이는 미국·중국을 보라. 젊은층이 창업에 나서거나 첨단기업 입사 경쟁이 뜨거운 현실이 보이지 않나. 이런 시기에 우리가 공무원만 뽑아대면 청년의 미래도 어두워지고 국가경쟁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공약을 성역으로 여길 게 아니라 현실에 맞춰 인원을 줄이고 적합성도 꼼꼼히 따져보길 바란다. [출처: 중앙일보] [사설] 대규모 공무원 채용은 ‘분식 고용’…국민 허리만 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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