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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스스로 생각하는 文과 남들이 보는 文 사이에 괴리 커 ![]() 송평인 논설위원 박근혜 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했을 때다. 어느 기자가 장관이나 수석비서관도 대면보고한 적이 드물다는 점에 대해 물으니 대통령은 충분히 많은 서면보고를 받고 의문이 있으면 수시로 전화로 묻는다고 답한 뒤 배석한 장관들을 돌아보면서 “대면보고가 꼭 필요하세요”라고 물었다. 그 말에 장관들도 웃고 참모들도 웃고 기자들도 웃고 말았지만 그것은 고쳐지지 않을 불통을 깨닫는 허탈함의 웃음이었다.
건축가 승효상 씨가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민족의 운명을 어깨에 짊어지고 대화하던 두 사나이라고 불렀던 문 대통령과 김정은은 실은 딴생각을 하고 1년여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스스로를 북-미 관계의 중재자 혹은 촉진자로 여겼으나 김정은의 눈에는 오지랖 넓은 당사자였을 뿐이다. 지금 북한은 남쪽을 향해 “당신들의 처신이 핵무기 앞에서 살아남으려는 당사자의 자세인가”라고 위압적으로 묻고 있는 듯하다. 김정은과의 불통 따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심각한 것은 ‘중단된 군사훈련은 북한의 행동에 따라 언제든지 재개할 수 있다’는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 때의 ‘아니면 말고’ 발언에 담긴 착각이다. 한번 중단된 한미 연합훈련은 트럼프라는 고약한 미국 우선주의자에 의해 한국이 군사훈련비를 분담하지 않으면 재개될 수 없는 것으로 변하고 있다. 미국의 눈에도 한국은 당사자인 것이다. 김정은도 트럼프도 아는 냉엄한 현실을 혼자만 몰랐다. 문 대통령은 계급장 떼고 토론하기 좋아하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는 다른 스타일이다. 문 대통령에게 대화란 ‘진리’가 적폐의 소음을 참고 견디는 지루한 자리라는 인상을 종종 받는다. 분에 넘치는 중요한 자리를 맡는 것은 자신의 미숙한 판단을 과신할 수 있어 꼭 좋은 일은 아니다. 최소한 안보와 경제에서만큼은 남 얘기도 좀 들으면서 갔으면 한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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