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서촌마을엔 허름하거나 복고풍 느낌의 건물이 많다. 그런데 청와대와 직선거리로 수백m 떨어진 도로변에 이런 분위기와 딴판인 현대식 5층짜리 건물이 있다. 건물 앞면 유리창 전체를 돌출식으로 내고 밝은 갈색 테두리까지 친 세련된 모습이 눈에 확 띈다. 회원 1만5000여명, 상근 활동가만 55명인 국내 최대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건물이다. 2007년 이곳 부지를 25억원에 사들이고 건축비 11억원을 들여 기업체 사옥을 방불케 하는 건물을 지어 입주했다. ▶시민단체가 무슨 돈이 있겠나. 건축 자금의 상당액을 기업에 요청했다고 한다. 참여연대가 당시 850개 기업에 '계좌당 500만원 한도'가 적힌 후원 요청서를 보냈다는 것이다. 그때도 기업이 거부하기 어려울 정도로 참여연대 위세는 대단했다. 2000·2004년 총선에서 낙선·낙천 운동을 이끌었고 정부기관과 각종 위원회에 두루 진출해 있었다. "참여연대 임원 150명이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313개 공직에 참여하고 이 중 노무현 정부에서만 158개 직위에 진출"(2006년 자유기업원 '참여연대 보고서')했을 정도였다.
▶시민단체 본령 가운데 하나가 권력 감시다. 비판을 하려면 권력과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 참여연대는 정반대다. 창립 초기부터 '권력 파수꾼'을 표방한 것과 반대로 오히려 권력 최근접 세력이다. 이들이 비판하는 것은 주로 보수 정당과 기업이다. 특정 정당, 특정 이념의 전위 세력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현 정부는 참여연대 정권이나 마찬가지다. 청와대 정책실장을 세 번 연속 참여연대 출신이 맡고 정부 부처 장관·위원장과 실·국장 등 곳곳 요직을 꿰찬 참여연대 인사가 60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런 '참여연대 네트워크'를 만든 장본인 중 한 명이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장 등을 지낸 조국 전 법무장관이다. 특히 민정수석 당시 '참여연대 봐주기'는 도를 넘었다. 사생활, 음주 운전 문제가 있는 참여연대 출신 인사를 제대로 검증조차 하지 않고 장관 후보자로 세우고, '금융 개혁한다'며 경제 관련 경험도 없는 참여연대 창립 멤버 를 금융감독기관 수장에 앉히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참여연대의 조 전 장관 편들기도 혀를 내두르게 했다. 그 흔한 성명서도 한 번 발표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 달 전 참여연대 간부가 참여연대를 "권력 예비군, 어공(어쩌다 공무원), 구역질 난다"고 비판하더니 이번엔 "참여연대가 관변 단체로 전락했다"는 내부 고발이 또 나왔다. 그래도 묻혀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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