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聞column

[예쁜 말 바른 말] [143] '갯벌'과 '고둥'

bindol 2020. 6. 4. 06:53

[예쁜 말 바른 말] [143] '갯벌'과 '고둥'

지난 5월 31일은 '바다의 날'이었어요. 오늘은 바다와 관련한 단어 중 사람들이 많이 틀리는 두 가지 낱말을 알아보려고 해요.

먼저 음식점 이름으로 '갯뻘낙지, 갯뻘, 갯뻘식당, 갯뻘마을' 등이 눈에 많이 띄어요. '갯마을 갯뻘 체험'과 같은 지역 홍보, 심지어 '해남군 갯뻘에 추락한 승객 구조', '걷기 좋은 갯뻘 체험장'과 같은 뉴스 기사도 보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쓰인 '갯뻘'은 틀린 말입니다. 올바른 표현은 '갯벌' 또는 '개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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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정서용

'갯벌'은 바닷물이 드나드는 모래톱 또는 그 주변의 넓은 땅을 이르는 말입니다. 밀물 때는 물에 잠기고 썰물 때는 물 밖으로 드러나는 모래 점토질로 된 평탄한 곳이지요. 비슷한 말로 '개펄' 또는 '펄'이 있어요. 다만 국립국어원에서는 '갯벌'을 '갯가의 개흙 깔린 벌판을 이르는 말'인 '개펄'과 구분하고 있는데, 다른 사전에서는 비슷한 말로 보는 경우가 더 많아요. '뻘'이라는 말이 경남이나 전남 지역에서 많이 쓰이고, '갯벌'을 [개뻘] 로 발음하다 보니 잘못 쓰는 경우가 많은 듯합니다. 참고로 북한에서는 '갯벌'을 '개벌'이라고 해요.

다음으로 맛집 방송 프로그램에서 자주 나오는 '소라고동 무침', '통통하게 살 오른 고동과 게' 같은 표현이 있어요. 여기에서 '고동'은 '고둥'의 잘못입니다. '고둥'은 일반적으로 소라, 총알고둥 따위처럼 등 위에 말려 있는 모양의 껍데기를 가지고 있어요. 18세기 문헌까지는 '고동'이라고 썼고 현재 강원도, 경상도 등 여러 지역에서 아직도 이렇게 쓰고 있지만 '고둥'의 방언입니다.

〈예시〉

― 갯벌과 인접한 신안군의 많은 섬은 다양한 철새의 번식지로 이용된다.

―정부는 갯벌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갯끈풀 제거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해에서 잡히는 참숭어는 갯벌 지렁이가 먹이라 알에서도 갯냄새가 난다고 한다.

―껍데기째 볶은 소라고둥과 배추절임이 봄맛을 자아내는 듯했다.

―할머니는 고둥을 삶아서 껍데기 안의 살점만 빼어 우리에게 주셨다.

―할아버지는 손자들이 올 때마다 낙지, 바지락, 소라고둥을 잡으러 갯벌로 나가셨다.

 

 

류덕엽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