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

獨樂八曲

bindol 2020. 7. 16. 10:14

獨樂八曲

 

草屋三間容膝裏 昻昻一閒人
琴書 벗을 삼고 松竹으로 울을 하니
脩脩生事와 淡淡襟懷에 塵念이 어디 나리
時時에 落照趁淸 蘆花岸紅하고 殘烟帶風楊柳飛하거든
一簡竹 비껴 안고 忘機伴鷗
경(景)긔 엇더니잇고


초가삼간 무릎만 들일 좁은 집에 훤칠하고 한가한 사람
거문고와 책 벗을 삼고 솔과 대로 울타리를 하니
시원한 생활과 담담한 회포에 속념이 어찌 나랴
때때로 낙조가 맑은 기운을 내며 갈대꽃 벼랑에 붉고
희미한 안개가 바람을 띠고 버들이 날리거든
대지팡이 하나 비껴 안고 기심(機心)을 잊고서 갈매기와 짝하노라
이러한 경치 그 어떠하신가요

 

權好文 / 獨樂八曲 / 松巖集
- 말미에 "경(景)긔 엇더니잇고" 또는 "景幾何如"라는 구(句)가 붙는
전형적인 '景幾體歌' 또는 '景幾何如歌'의 하나다.
권호문은 조선중기의 문인으로 號는 松巖.
퇴계 이황의 제자로 出仕하지 않고 고향인 안동 서후면 靑城山 기슭에서
자연과 벗하며 유유자적하는 삶을 살았다.
이 경기체가는 그의 소탈하고 은일한 삶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容膝: 겨우 무릎을 들일만한 좁은 공간을 말한다.
林泉에 노니는 窮儒·寒士의 일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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