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詩經)'에는 간사한 자들이 음으로 양으로 결탁해 선량한 신하를 해치는 모해(謀害)를 탄식하는 시가 많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공도(公道)를 내팽개치고 사익(私益)을 위해 권력을 악용하는 자가 끊이질 않았다는 말이기도 하다. 요즘 여권인 더불어시민당의 우희종 공동대표나 열린민주당의 최강욱·황희석 등 몇몇 인사의 '윤석열 때리기'를 보고 있노라면 그 시 중에서도 특히 '교언(巧言)'이라는 제목의 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먼저 2장이다.
"난(亂)이 처음 생겨나는 까닭은/ 불신의 실마리를 받아주기 때문이라네. 난이 거듭해서 생겨나는 까닭은/ 군자가 중상모략을 믿어주기 때문이라네. 군자가 만일 중상모략을 듣고서 화를 낸다면/ 난이 혹시라도 빨리 그칠 것이고, 군자가 만일 바른말을 듣고서 기뻐한다면/ 난이 혹시라도 빨리 그칠 것이리라."
이때 군자란 임금이다. 여기에는 중상모략이 생겨나는 이유와 그것을 끊어내는 처방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아마도 이런 처방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드물었나 보다. 이어지는 3장이다.
"군자가 (난을 끝내지는 않고) 자꾸 헛된 약속을 하는지라/ 난이 더욱 조장되고, 군자가 이 도둑놈 같은 모략꾼을 믿는지라/ 난이 이로 인해 더욱 심해지며, 게다가 이 모략꾼의 말[盜言]을 매우 달게 여기니/ 난은 걷잡을 수 없게 진행되도다. (저 모략꾼들) 자기 맡은 일은 하지도 않은 채/ 그저 왕을 병들게 할 뿐이로다."
여기서는 결국 임금이 난의 책임자임을 분명히 하고 마지막에는 그 같은 모략꾼들이 결국은 왕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왕을 병들게 하는 것임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시인은 마지막 장을 이렇게 끝맺고 있다.
"원래 좋은 말, 바른말은 입에서 나오건만/ 사람을 쉽게 현혹시키는 생황(笙簧·피리) 같은 교언은 두꺼운 낯짝[顔之厚]에서 나오는구나!"
지난해 가을부터 '조국 수호'를 외쳐대는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교언과 두꺼운 낯짝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