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도리에 맞으나 행실이 도리에 어긋나고 명성은 크지만 행실이 나쁜 사람이 영인(佞人)이다."
영(佞)은 말재주를 부려 자기 이익을 취한다는 뜻이다. 후한(後漢)의 학자 왕충(王充)은 저서 '논형(論衡)'에서 간신 중에서도 특히 영인(佞人)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식별법을 제시한다. 현인(賢人)과 영인을 식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현인의 임시변통은 나라를 위한 것이지만 영인의 임시변통은 자신과 가정을 위한 것이다." 행위와 그 동기를 살펴보면 얼마든지 구별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어 왕충은 대녕(大佞)과 소녕(小佞)을 나눠서 살핀다. 윗사람은 대녕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데 반해 소녕을 잘 구별한다고 했다. 대녕은 재주가 뛰어나고 말이 수려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말로 군주의 위엄을 세워주면 군주는 결코 그의 간사함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반면 소녕은 재주가 낮아 말에 오류가 있고 엄밀하지 못하니 군주는 쉽게 알아차린다. 그런데 백성 처지에서는 마치 지붕에서 물이 새는 것처럼 크게 새면 쉽게 알아차리지만 작게 새면 분명히 알아차리기가 어렵다고 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위한다며 시민운동을 해온 더불어시민당 윤미향 당선자의 의혹이 계속 터져 나오면서 전여옥 전 의원은 그를 '여자 조국'이라고 불렀다. 겉과 속이 다른 위선자라는 말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왕충의 분류법으로 보면 정확히 대녕(大佞)과 맞아떨어진다. 대통령이 직접 방송에 나와 그를 옹호한 데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윤미향 당선자는 어디에 속할까? 현재까지 드러난 바로는 아직 소녕인 듯한데 개인 비리가 좀 더 확인된다면 대녕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대녕이건 소녕이건 그 말로는 좋을 수가 없다는 것이 왕충의 진단이다. "영인은 이익을 탐하는 마음을 품고 후환을 고려치 않으며 단지 부귀만을 추구해 생명을 잃는 화까지 당하게 되니 무슨 명예를 얻는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의리와 도덕이 무너지면 자신의 행위로 수치를 당하니 또 어찌 스스로를 높일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