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申錫)이 갑자기 병을 얻어 죽었다. 그 처가 슬피 울자 손위 동서 조씨(趙氏)가 말했다. "자네 남편은 평소 맨날 기생집만 들락거리면서 자네를 구박했는데 뭘 그리 슬퍼하는가?" 그 말에 그의 아내가 울음을 그쳤다. 조씨의 꿈에 신석이 나타나 말했다. "사생은 운명이 있거늘 어찌 남을 비웃는가? 너도 4년밖에 더 못 사니 죽을 때는 나만도 못하리라." 네 해 뒤에 그녀가 죽었을 때, 조씨의 남편은 멀리 나가 돌아오지 않았고 첩에게서 난 두 아들은 아직 어렸다. 명나라 이장과(李長科) 등이 엮은 '광인품(廣仁品)'에 나오는 얘기다.
그다음 얘기는 제목이 '소인인소(笑人人笑)'다. 남을 비웃으면 남이 비웃는다는 뜻이다. 사연이 이렇다. 이웅(李熊)은 문장도 능하고 효성도 지극했다. 그가 갑작스러운 병을 얻어 세상을 떴다. 그의 아내는 임신 중이었다. 온 집안이 근심에 빠졌다. 동서 하시(何時)가 밖에 나가 큰 소리로 그를 비웃었다. "이 친구가 평소에 일 처리를 잘한다고 하더니만 이번에는 내가 처리해주게 생겼어요." 이듬해 그 또한 죽었는데 자식도 없었고 아내는 다른 사람에게 개가하고 말았다. 그래서 사람들의 비웃음을 받았다.
예전 종실 하천도정(夏川都正)이란 이가 사납고 난폭하다는 소문이 있었다. 고관들의 대화 도중 누군가 하천도정의 악함을 비난했다. 자리에 있던 한 대신이 정색을 하고 말했다. "그분은 돌아가신 내 아버님이시오. 당시 먼 종친 중 못된 자가 악행을 일삼으며 아버님의 이름을 빙자한 일이 있었소. 내 아버님께서는 실제 그런 분이 아니시오." 비난하던 자가 흙빛이 되어 진땀을 흘리며 죽을죄를 지었다고 땅속이 라도 파고들 듯이 했다. 홍길주(洪吉周)의 '수여난필(睡餘瀾筆)'에 나온다. 그는 글을 이렇게 마무리 지었다. "대저 말 수가 적으면 이 같은 근심이 절로 없다. 요컨대 과언(寡言)이란 두 글자를 가지고 으뜸가는 가르침으로 삼아야 한다(大抵寡言則自無此患. 治身涉世, 要當以寡言二字, 爲第一義諦)." 말이 늘 문제다. 남 비웃기 좋아하다 내가 비웃음을 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