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나라 원황(袁黃·1533~1606)이 '간생에게 주는 문장에 대해 논한 글(與干生論文書)'에서 좋은 글을 쓰기 위해 갖추어야 할 다섯 가지를 꼽았다.
첫째가 존심(存心), 즉 마음 간수다. "글은 마음에서 나온다. 마음이 거칠면 글이 조잡하고, 마음이 섬세하면 글도 촘촘하다. 마음이 답답하면 글이 막히고, 마음이 천박하면 글이 들뜬다. 마음이 거짓되면 글이 허망하고, 마음이 방탕하면 글이 제멋대로다(夫文出于心, 心粗則文粗, 心細則文細. 其心鬱者其文塞, 其心淺者其文浮. 其心詭者其文虛, 其心蕩者其文不檢)." 글은 마음의 거울, 글에 그 사람이 훤히 비친다.
둘째는 양기(養氣), 곧 기운 배양이다. "기운이 온화하면 글이 잔잔하고, 기운이 가득 차면 글이 화창하며, 기운이 씩씩하면 글이 웅장하다. 글을 지으려면 먼저 기운을 길러야 한다(盖氣和則文平, 氣充則文暢, 氣壯則文雄. 凡欲作文, 須先養氣)." 평소에 기른 호연지기(浩然之氣)가 글에 절로 드러나야 한다.
셋째는 궁리(窮理)다. "이치가 분명하면 표현이 명확하고, 이치가 촘촘하면 글이 정밀하며, 이치가 합당하면 글이 정확하다. 이치가 주인이라면 표현은 하인에 불과하다. 주인이 정밀하고 밝은데 하인이 명을 따르지 않는 경우란 없다(理明則詞顯, 理密則詞精, 理當則詞確. 理譬則主人也, 詞譬則奴僕也. 未有主人精明, 而奴僕不從令者)." 어떤 문장력으로도 허술한 생각을 살릴 수는 없다.
넷째 계고(稽古)는 옛 글을 익혀 자기화하는 과정이다. "정밀하게 골라 익숙히 익혀 아침저녁으로 아껴 외운다. 틈날 때마다 옛 글을 읽으면 내 글 속에 절로 옛 글의 풍격이 스며든다(精擇而熟參之, 朝玩暮諷, 使古文時在唇吻間, 則出詞吐氣, 自有古風)." 이 노력이 없으면 말투나 흉내 내다 작대기글로 끝난다.
다섯째 투오(透悟)는 깨달음이다. "육예(六藝)의 학문은 익숙하지 않으면 깨달을 수 없고, 깨닫지 않고는 정밀함이 없다(凡六藝之學, 不熟則不悟, 不悟則不精)." 끝없는 반복으로 온전히 자기 것이 되면 언제 오는지도 모르게 깨달음이 내 안에 쏙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