實用 漢字

殊常 -수상-

bindol 2018. 7. 2. 05:16

병자호란(丙子胡亂)의 여파로 어쩔 수 없이 고국을 떠나야 했던 발길은 서글펐을 테다. 그런 심정을 읊은 시조가 있다. 김상헌(1570~1652)의 작품이다.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 보자 한강수야/고국산천을 떠나고자 하랴마는/시절이 하 수상하니 올 동 말 동 하여라”라는 내용이다.



여기서 등장한 ‘수상(殊常)’이라는 단어는 한 때 많이 쓰였다. ‘수상한 사람은 간첩이니 신고하라’던 1960~1970년대 반공 포스터에서다. 따라서 이 말은 이상(異常)이라는 낱말과 맥락이 같다. 보통의 상태나 행위 등과는 다른 그것이다.



토대를 이루는 글자는 常(상)이다. 이 글자 초기 모습은 대개 치마를 비롯한 복장과 함께 등장한다. 보통은 치마를 일컬었다고 한다. 바지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전인 무렵이라고 했다. 따라서 치마를 지칭하는 裳(상)과 같은 글자로 보기도 한다.



常(상)은 그로부터 평범함, 보통의 의미를 얻었다. 늘 입는 옷차림이라는 맥락에서다. 그로써 이뤄지는 단어는 매우 풍부하다. 먼저 일상(日常)이 그렇고, 범상(凡常), 평상(平常), 항상(恒常) 등이다. 심상(尋常)도 마찬가지다. 단지 尋(심)이라는 글자가 예전에는 길지 않은 길이, 크지 않은 면적을 가리키는 단위 개념이었다는 점을 알아두면 좋다.



그 반대로 등장하는 단어 행렬도 제법이다. 우선 이 글의 제목인 수상(殊常)은 평범한 상태(常)와는 다른(殊) 모습 등을 가리킨다. 이상(異常)도 그렇고, 비상(非常)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괴상(怪常)이라고 적을 때도 있다. 모두 정상(正常)이 아니라는 뜻이다.



철학적인 덧붙임도 있다. 늘 변하지 않아 한결같은 그 무엇, 따라서 원칙과 정도(正道)의 뜻이다. 경상(經常)이라고 적을 때다. 이 글자는 여기서 경(經)과 함께 변치 않는 원칙, 바른길, 옳음, 진리의 의미다. 윤상(倫常)이라고 적어 사람이 지켜야 하는 도리를 나타내는 경우가 그렇다.



지켜야 할 그런 도리와 원칙을 쉽게 허물었다는 의심을 받아 대통령이 결국 탄핵의 절차에 접어들었다. 그로써 대통령을 중심으로 펼쳐져야 하는 대한민국의 국정 전반이 수상(殊常)과 비상(非常), 이상(異常)의 상황에 봉착했다. 국가의 정상적인 운영에 여야 따로 없이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유광종중국인문경영연구소 소장ykj33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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