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의 세설신어

[정민의 世說新語] [568] 익공익미 (益公益美)

bindol 2020. 8. 6. 05:32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칠극(七克)'의 제2장은 평투(平妬)다. 시샘하는 마음을 가라앉히는 공부에 대해 말했다. 첫 문장이 이렇다. "질투란 무엇인가? 남의 복을 근심하고, 남의 재앙을 즐거워하는 심보다(妬者何? 人福之憂, 人禍之樂, 是也)."

"질투하는 사람은 남이 위에 있으면 위에 있음을 시샘하고, 남이 자기와 같으면 같은 것을 시샘한다. 남이 자기만 못하더라도 또 혹 자기와 같아질까 봐 시샘한다. 모든 사람을 원수로 대하므로 홀로 지내며 벗이 없다. 위와 싸워 하늘을 사랑하지 않고, 밖과 다퉈 남을 포용하지 않으며, 안으로 싸워 자신을 들들 볶는다. 비록 세간에서 좋다고 선망하여 다투는 것을 다 갖는다 해도 또한 천하에 복 없는 사람이 될 뿐이다(夫妬者, 人在上, 妬其上, 人己等, 妬其等. 人不己若, 又妬其或己若也. 盡人讐之, 獨居無朋. 上鬪不愛於天, 外鬪不容於人, 内鬪不休于己. 雖全得世間所争羡愛者, 亦爲天下無福人耳)."

세네카가 말했다. "참된 복은 함께할수록 더욱 아름답다. 길하고 상서로운 일이 있더라도 함께 누릴 벗이 없다면 복이라 하기에는 부족하다(眞福益公益美. 有吉祥善事, 而無伴侶同享之, 尙不足爲福)." 하지만 질투하는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복은 혼자 누릴수록 더욱 좋다. 함께할 벗을 얻느니, 좋은 일이 없는 것이 차라리 낫다(福益私益美, 與其得伴侶, 寧無善事)."

이 말에 이어 서양의 옛이야기 한 도막을 실었다. 두 사람이 있었다. 한 사람은 질투가 심했고, 한 사람은 인색한 구두쇠였다. 어진 임금이 두 사람을 불렀다. "너희가 원하는 것을 내가 다 들어주겠다. 먼저 청하는 자에게 하나를 주고, 나중에 청하는 자에게는 두 배를 주마." 그러자 두 사람은 서로 나중에 하겠다고 양보했다. 왕이 질투가 심한 자에게 먼저 소원을 말하 라고 명했다. 그는 고민에 빠졌다. 내가 무엇을 원하더라도 저 구두쇠에게 그 두 배가 간다. 차라리 안 받으면 안 받았지, 그가 나보다 두 배로 받는 것은 샘이 나서 참을 수가 없다. 오랜 침묵 끝에 그가 입을 열었다. "왕께 제 눈을 하나 뽑아주실 것을 청합니다." 내가 두 배의 행복을 얻지 못한다면 차라리 남에게 두 배의 재앙을 얻게 하겠다는 심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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