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우(雨)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을 그린 것이다. 여기에 둥실 말린 뭉게구름 모양의 운(云)을 아래에 더하면 구름 운(雲)자가 된다. 최근 중국에선 구름 ‘운’을 이름으로 가진 이가 중국의 소프트 산업을 이끄는 주역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회장 마윈(馬雲)이 주인공이다. 대만 훙하이(鴻海) 그룹의 궈타이밍(郭台銘) 회장은 ‘이 말(馬)은 하늘을 날 수 있어 구름(雲) 위까지 오른다. 그래서 마윈이라 부른다’는 특별한 이름 해석까지 내놓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비 하면 떠오르는 말이 번개와 천둥이다. 번개가 번쩍번쩍 치는 모습을 형상화한 글자는 원래 신(申)이었으나 이것이 간지(干支)의 이름으로 주로 쓰이게 되자 비(雨)를 위에 보탠 전(電)으로 번개를 뜻하게 했다. 천둥을 가리키는 뇌(雷)는 번개가 아닌 번개가 칠 때의 소리를 표현하기 위해 전(電)의 꼬리 부위를 떼어 냄으로써 모양을 구별했다고 한다. 비(雨) 아래 무(務)가 붙으면 안개 무(霧)가 된다. 그리고 비 아래 묻을 매(?)가 오게 되면 흙비를 뜻하는 매(?)로 변하게 된다. 매우(?雨)는 거센 바람으로 인해 일어난 먼지나 잔모래가 공중에 떠 있다가 커다란 비와 함께 내리는 현상을 가리킨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화인(華人) 세계의 시사 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 최신호는 2015년을 대표하는 한자로 바로 이 매(?)자를 꼽았다. 베이징(北京) 하늘은 물론 대륙의 거의 절반 가까이를 덮고 있는 스모그 현상 때문이다. 스모그(smog)는 연기(smoke)와 안개(fog)의 합성어다. 주로 공장이나 대도시에서 배출되는 매연 입자 등 오염 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안개를 가리킨다. 중국에선 이런 스모그를 무매(霧?)라 부른다.
베이징은 지난 8~10일 스모그 최고 등급인 적색경보를 발령한 데 이어 19일 또 다시 적색경보를 내놓았다. 베이징의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교에 휴교령이 내려진 건 물론이다. 개혁·개방 정책 이후 30여 년 넘게 혹독한 환경 파괴를 일삼으며 고속 성장을 구가해 온 대가가 막대한 것이다. 문제는 대륙 발(發) 미세먼지가 한반도 상공까지 날아온다는 데 있다. 아주주간이 매(?)를 올해의 한자로 선정한 데 마음이 쓰이는 이유다.
유상철 중국전문기자scyo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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