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새 없이 얼굴에 덮인 가면을 바꾸는 중국 민간 예술이 있다. 얼굴 바꾸기라는 뜻의 '변검(變臉·사진)'이다. 서남부 쓰촨(四川)에서 생겨나 지금은 중국 서커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1970년대 말 개혁·개방 이후 중국 남부 지역에서 유행했던 '위에서 정책을 내놓으면 아래에서는 대책을 내놓는다(上有政策, 下有對策)'는 말 또한 이러한 융통성 넘치는 대응 방식의 흐름에 닿아 있다. 원칙에만 매달리지 않고 상황을 유연하게 이끌기 위해서는 이런 변통의 사고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국에는 넘쳐나서 문제다. "임기응변의 사고 때문에 사람들이 '원만 해서 두루 통하는(圓通)' 지경을 넘어 '둥글둥글해서 교활(圓滑)'해져 문제"라는 중국 문화평론가의 지적이 눈길을 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를 문제 삼아 초강력 경제제재를 벌였다가 미국의 통상 압력이 거세지자 한국에 협력과 연대, 공동 대응 등을 제안하는 중국의 얼굴이 변검의 기예처럼 현란하다. 진짜 중국의 얼굴을 직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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