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는 한국에만 있는 제도다.
그래서 한국어 발음대로 jeonse로 쓴다.
마치 재벌(chaebol)이나 갑질(gapjil)을 한국어 발음대로 쓰는 것처럼, 전세 역시 한국에만 있는 제도라 한국어 발음을 그대로 영어로 옮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에 이어 전세가도 하락세인 지난 4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밀집 상가에 많은 양의 급전세 매물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시스]
전세는 ‘롱텀 렌트 위드 럼섬 디포짓’
그래서 영어 신문에서는 전세(jeonse)라고 쓰고 그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붙인다.
‘럼섬 하우징 리스(lump-sum housing lease)’, 즉 ‘일시불로 큰 돈을 내고 집을 빌리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하고,
‘롱텀 렌트 위드 럼섬 디포짓(long-term rent with lump-sum deposit)’, 즉 ‘일시불로 거액의 보증금을 내고 장기간 집을 빌리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럼섬(lump-sum)이란 큰 돈을 할부(installment)가 아니라 일시불로 내는 걸 말한다. 해외에선 집세를 한 달 단위로 내는 월세(monthly rent)가 보편적이기 때문에 2년치 큰 돈을 한번에 내는 럼섬(lump-sum)은 흔치 않다.
‘롱텀 렌털 디포짓(long-term rental deposit)’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롱텀(long term)은 장기간이라는 뜻이다. 대체로 해외에선 1년 단위 계약이 이뤄지니 2년 단위로 계약하는 전세는 롱텀에 해당한다.
디포짓(deposit)은 보증금이다. 나중에 돌려받기로 하고 미리 내는 돈이다. 전세금은 나중에 돌려받는 돈이니 디포짓이다.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서는 보증금을 ‘키 머니(key money)’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쓰이지 않는 말이다.
해외에선 한달치 월세가 보증금
영미권에선 보증금으로 한두달치의 월세를 미리 낸다. 이 돈은 이사 나갈 때 돌려받는데, 집에 흠이 생겼거나 고장난 곳이 있으면 그 수리비를 차감한 금액을 돌려받게 된다.
미국 서부 팰러앨토 지역에 있는 한 아파트의 웹사이트. 한 달 월세 2200달러이고, 보증금(deposit) 역시 한달치 월세와 같은 2200달러라고 써있다. [화면 캡처]
다시 정리하자면 전세는 영어로 lump-sum housing lease, 혹은 long-term rent with lump-sum deposit, 혹은 long-term rental deposit으로 표현할 수 있다. 아예 한국의 독특한 제도라는 점을 밝혀 Korea’s unique long-term deposit rental system으로 쓰기도 한다.
Under the unique structure of residential properties, jeonse — or long-term rent with lump-sum deposit — hinges on the presumption that home prices will strengthen. Landlords use the lump-sum deposit to make investments on a home with prospects of appreciation. Tenants, in return, can live in a home that they cannot afford to own.
(코리아중앙데일리 9월 15일자 'A rented place to call your own' 중에서)
직역하면 "(한국) 주택 자산의 독특한 구조에서 전세(일시불로 거액의 보증금을 내는 장기 임대)는 집 값이 오를 것이라는 걸 전제로 한다. 집 주인은 집 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전세금(일시불로 받은 거액의 보증금)을 주택에 투자한다. 그 대신 세입자는 구매할 여력이 안 되는 집에서 살 수 있다"이다.
전세 제도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 장점은 매달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 그리고 전세금을 2년 후에 그대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한꺼번에 큰 돈을 준비해야 한다는 건 부담이다. 영국 출신의 코리아중앙데일리 비즈니스 에디터 Jim Bulley는 “영국은 집 값이 엄청나게 높기 때문에 대부분 집을 렌트한다”며 “하지만 보증금이 크지 않아서 쉽게 집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인중개사는 '리얼 에스테이트 에이전트'
부동산 거래를 하는 방식은 한국과 비슷하다. 거래는 대부분 공인중개사를 통해 이뤄진다.
공인중개사는 영어로 라이센스드 리얼 에스테이트 에이전트(licensed real estate agent)다. 리얼 에스테이트 브로커(real estate broker), 리얼터(realtor)라고도 한다. 리얼터는 주로 미국에서 쓰이는 말이다.
부동산세는 리얼 에스테이트 택스(real estate tax), 종합부동산세는 컴프리헨시브 리얼 에스테이트 택스(comprehensive real estate tax)다.
공인중개사는 영어로 라이센스드 리얼 에스테이트 에이전트(licensed real estate agent)로 쓴다. 미국에서는 리얼터(realtor)라고도 한다. 사진은 지난 3일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의 모습. [뉴시스]
코리아중앙데일리 비즈니스 에디터 Jim Bulley, 박혜민 기자 park.hyemi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번역기도 모르는 진짜 영어] 15. 한국에만 있는 전세, 영어로도 jeo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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