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기도 모르는 진짜 영어

[번역기도 모르는 진짜 영어] 17. 식을 줄 모르는 퀸의 인기는 레트로 문화? 노스탤지어 감성?[출처: 중앙일보]

bindol 2020. 10. 25. 10:21

한국에서 아날로그라는 말은 다양한 뉘앙스로 사용된다.
‘아날로그 감성’ ‘아날로그 시대에 대한 그리움’처럼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대비되는 의미로 쓰이기도 하고, “그 사람 너무 아날로그 적이야” “아날로그 적인 일 처리 방식이 문제야”처럼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표현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범위도 다양하다.
사람이 아날로그적일 수도 기기가 아날로그일 수도 있다.
손편지나 만년필 같은 물건에 아날로그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한 장면. 리드싱어 프레디 머큐리의 모습. [이십세기폭스코리아]

 

analog는 기계 장치에 쓰는 기술 용어

하지만 영어에서 아날로그는 한국에서와는 조금 다르다.
코리아중앙데일리 비즈니스 에디터 Jim Bulley는 “영어에서 아날로그(analog)는 기술 용어에 가깝다”며 “사전적으로는 디지털 기술이 아닌 것들을 아날로그 기술이라고 정의하는데 실생활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말”이라고 했다.


Students are not allowed to bring Bluetooth earphones, electronic cigarettes or any device that has an LED screen and a GPS tracking function. In addition, students can only bring analog watches.
(코리아중앙데일리 2018년 11월 13일자 'Seoul goes all out to get every kid to CSAT on time' 중에서)


직역하면 “학생들은 (수능 시험장에) 블루투스 이어폰, 전자담배, 그리고 LED 스크린과 GPS 기능이 있는 어떤 기기도 가져올 수 없다. 아날로그 시계만 가져올 수 있다”이다.

디지털과 대비되는 의미로 쓰여

여기서 아날로그 시계라고 표현한 것은 디지털 시계가 아닌 아날로그 시계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시침과 분침의 움직임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확인하는 아날로그 시계는 아날로그 기기에 해당된다.
레코드 판에 난 작은 홈을 따라 작은 바늘이 움직여 소리를 내고, 그 모습을 눈으로 볼 수 있는 LP판 플레이어, 영어로 레코드 플레이어(record player) 역시 아날로그 기기다.

하지만 주판이나 손편지, 만년필 같은 물건에 대해서는 아날로그라는 수식어를 쓰지 않는다.

아날로그는 기계적(mechanic) 장치, 그 중에서도 시계나 레코드 플레이어처럼 뭔가가 계속 움직여서 기계가 돌아가고 그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걸 말한다.

따라서 주판이나 손편지, 만년필을 아날로그 기기라고는 부르지 않는다.
오래 전부터 있었던 물건일 수는 있지만 있지만 기계 장치는 아니기 때문이다.

연필이나 손편지는 아날로그 감성을 대표하는 물건이다. 하지만 영어에서 아날로그(analog)는 기계 장치를 설명하는 기술 용어이기 때문에 연필이나 손편지를 설명할 때는 쓰지 않는다. 사진은 올 12월 열린 '제17회 서울디자인페스티벌'. 이 행사의 전시 주제는 '영 레트로, 미래로 후진하는 디자인'이었다. [연합뉴스]


디지털 기기는 아날로그 기기와 달리 데이터가 이동함으로써 기계가 움직이고 어떤 것이 생겨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과정을 사람은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아날로그가 비교적 자연스럽게 쓰이는 경우는 디지털과 비교할 때다.

몽블랑 코리아 지사장 에릭 에더는 인터뷰에서 자사의 신제품 ‘오그멘티드 페이퍼’에 대해 "아날로그와 디지털 세상을 이어주는 다리를 창조했다”(the Augmented Paper created a bridge between the analog and digital world.)고 설명했다.
아날로그를 디지털의 반대 의미로 사용한 경우다.


'아날로그 감성'을 영어로 하면

우리가 흔히 쓰는 ‘아날로그 감성’은 영어로 어떻게 표현할까.
레트로(retro)나 노스탤지어(nostalgia)가 여기에 해당된다.

레트로는 젊은이들이 오래된 것들을 오히려 낯설고 신선하게 느끼며 좋아하는 걸 말한다.

레트로라는 말에는 ‘쿨(cool)한, 멋진’ 이라는 뉘앙스가 있다.

레트로(retro)란 젊은이들이 옛날 것을 오히려 재미있고 신선하게 여기며 좋아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11월 서울 홍대 걷고싶은 거리에서 복고풍 옷차림의 모델들이 에버랜드 뉴트로축제 '월간 로라 코스타' 인증샷 이벤트를 소개하고 있다. [뉴스1]


노스탤지어는 그런 것들을 어렸을 때 경험했던 나이든 사람들이 과거에 대한 향수를 느끼면서 좋아하는 걸 말한다.

예를 들어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10대나 20대가 좋아한다면 그건 레트로 감성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50대 이상이 퀸 음악을 들으며 추억에 잠기는 건 노스탤지어라고 할 수 있다.

퀸의 첫 앨범이 출시된 건 1973년. 무려 45년 전이니 퀸과 동시대를 살았던 세대는 지금의 50~60대다.
하지만 지금의 10~20대에게는 태어나기도 전에 유행했던 음악이다.
그들에게는 아주 새롭고 쿨(cool)한 레트로 문화인 셈이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누적 관객 800만명을 돌파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코리아중앙데일리 비즈니스 에디터 Jim Bulley, 박혜민 기자 park.hyemi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번역기도 모르는 진짜 영어] 17. 식을 줄 모르는 퀸의 인기는 레트로 문화? 노스탤지어 감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