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기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한테 혼난 집권당이 엉뚱하게 윤 총장을 응원한 시민에게 화풀이를 하고 있다. 참 찌질하다. 유권자가 각자 돈으로 윤석열을 응원하는 화환 수백 개를 보낸 데 대해 “뭐가 뭔지 모르는 사람들”(박수현), “후지다”(황희석)라고 모욕하는가 하면 “대부분의 언론이 검찰을 비호했다”고 궁시렁댔다. 집권당과 그 추종자들에 의해 장악된 대부분의 언론으로부터 비호를 받지 못하니 꽤나 당황한 기색이다. 마치 운동 경기를 마치고 게임에 진 선수들이 관중석을 향해 침 뱉고 욕하는 것 같다. 상대편을 응원하는 관중 때문에 지기라도 했다는 말인지. 하긴 실력 없는 선수들일수록 거칠고 큰소리치고 남 탓하기 마련이지만. ‘적절한 메신저’란 표현에 담긴 뜻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의원들이 국정감사에서 밉상이 된 이유는 무엇인가. 자기 구명에만 관심 있는 펀드 사기꾼의 말만 믿고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시종일관 비호했기 때문이다. 추 장관이 인사한 서울 남부지검장조차 부임 석 달 만에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며 사표를 낼 정도로 권력이 검사의 수사와 기소에 깊숙이 개입했다. 이런 무도한 짓을 해놓고도 집권당 사람들이 민주적 통제라고 억지를 부리니 유권자가 실소하는 것이다. 그들이 사용하는 검찰개혁이란 말은 알고 보니 부패한 정권을 보호하고 수사 잘하는 검사를 쫓아내는 것이었다. 죄를 지어도 처벌받지 않는 특수계급을 탄생시켰다. 윤석열의 생방송 국정감사에서 사슴을 말이라 하고, 거짓을 진실이라 우기며, 부패를 개혁이라 부르는 이 정권 사람들의 본색이 낱낱이 드러났다. 이것이 그들이 실패한 진짜 이유다. 국감의 하루 종일 시청률이 9.9%였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국민이 집권 세력의 실망스러운 모습에 자괴감을 느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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