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영어 9/19거리의 무법자로 떠오른 공유 전동킥보드. 킥보드와 고라니를 합쳐 ‘킥라니’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고라니처럼 갑자기 불쑥 튀어나와 보행자나 운전자를 놀라게 하는 전동킥보드를 가리킨다. 길거리, 건물 구석, 산책로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널브러져 있는 전동킥보드는 보기에도 안 좋다. ‘공유 전동킥보드가 거리 곳곳에 버려져 있다’를 영어로 하면 ‘Shared electric scooters are left everywhere’ 정도다.
킥보드는 영어로 kickboard가 아닌 scooter(스쿠터)다. 영어 kickboard는 수영 배울 때 쓰는 보조 기구인 킥판을 가리키는 말이다. 영어 사전에서는 kickboard를 ‘수영 발차기를 연습할 때 사용하는 물에 뜨는 직사각형 판’으로 정의하고 있다.
한국에서 스쿠터라고 하면 소형 오토바이만을 떠올리지만 영어 scooter는 소형 오토바이라는 뜻 외에 킥보드라는 뜻도 있다. scooter를 영어 사전에서 찾아보면 ‘바닥에 두 개의 바퀴가 달린 좁은 판 위에 곧게 선 핸들이 달려 있어서, 핸들을 잡고 한 발로 밀어서 가는 탈 것’이라는 정의가 맨 앞에 나온다.
이런 형태의 scooter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20년대 미국과 유럽에서였다고 한다. kick scooter 혹은 push scooter라고도 불렸는데 아이들의 놀이용이었다.
스쿠터가 한국에서 킥보드로 불리게 된 것은 미국 K2 Sports 사에서 1999년 출시한 바퀴 세 개 달린 스쿠터 제품 브랜드 Kickboard에서 유래한 듯하다. 2000년 5월 중앙일보에 실린 ‘핸들 달린 스케이트 ‘킥보드’ 열풍’이라는 기사에 따르면 킥보드는 2000년 4월 처음 한국에 들어온 후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인기가 늘면서 새로운 교통수단 겸 레포츠 용구로 떠올랐다고 한다. 킥보드라는 브랜드 이름이 한국에 건너와 제품 전체를 가리키는 일반 명사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런 경우는 많다. 미국에서는 화장지를 tissue(티슈) 대신 브랜드 이름인 Kleenex(클리넥스)라고 부르곤 한다. 영국에서는 진공청소기를 vacuum 대신 Hoover(후버)라고 부른다. 우리가 주방세제를 브랜드 이름인 ‘트리오’나 ‘퐁퐁’으로 부르는 것과 비슷하다.
공유 자전거는 영어로 shared bike다. 자전거는 영어로 bike(바이크)나 bicycle(바이시클)이다. 오토바이는 영어 아닌 콩글리시다. 오토바이는 영어로 motorbike(모토바이크)나 motorcycle(모토사이클)이라고 한다.
코리아중앙데일리 박혜민, Jim Bulley 기자 park.hy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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