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훈 편집인
“가족의 걱정 어린 눈빛과 손짓. 화물 엘리베이터를 타라며 멀찍이 떨어진 경비원들. 스스로 혼자 올라탄 앰뷸런스. 공동체로부터 외로이 격리되는 어제의 내가 아닌 나.” 며칠 전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지인의 문자다. “구석구석 하나씩 앉은 비행기. 방호복 입은 과학자 같은 승무원이 실험실에서 갖다 준 듯한 기내식. 인적 없으니 원칙대로 꼼꼼히 물어보는 무표정의 공항 직원. 45년 단골 호텔의 도어맨도 사라지고. 로비와 단골 레스토랑은 폐쇄. 텅 빈 룸 냉장고. 찬바람만 스산한 유령의 다운타운. 공상과학 영화에 들어온 듯. 서울은 드림랜드 수준이네요.” 급한 용무로 지난주 미국 서부 대도시를 찾은 지인의 전언. 재택 근무, 정신적 고통 치유 등 코로나 팬데믹은 모든 삶의 영역에 악영향을 끼치며 일상의 행복들을 잊게 한다. 건강뿐 아니라 경제 상황과 삶의 질 악화, 대응 정책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의 증폭 등 삼중 복합의 상처를 낳고 있다. ‘네버 엔딩 스토리’의 불확실성이야 가장 큰 고통이다. 하지만 모든 도전에 응전을 멈추지 않은 게 인간의 역사. 미증유의 재앙에서도 유연하게 적응하며(adaptability), 회복 탄력성(resilience)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의 노력 역시 활발하다. 피해가 심각한 미국, 유럽 등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해 온 슬기로운 지혜들을 공유해 본다(이하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파이낸셜타임스, FT 매거진 등의 최근 코로나 특집기사, 칼럼 등 발췌 인용).
# 가정의 평화=자녀들이 훨씬 혼란스럽다.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면 이 세대들은 오히려 ‘낙심하는 법’을 배우고 정신적 면역의 자산을 지닐 수 있다. 부모가 ‘선생님’ 노릇까지 마음먹는 순간 아이들의 스트레스는 커진다. “일어나라, 밥 먹어라, 학교 과제는 해야지, 마스크 끼고 산책이나 하고 와”정도의 질서가 최선. 함께 요리한다든가 하는 공유의 경험에 “무언가 얻는 것도 있구나”라는 치유의 힘이 싹튼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서구 부자들의 이혼이 급증 중이다. 미국 34%, 영국 41%, 이탈리아 30%의 이혼 상담이 늘었다. 국외 여행 중단이 큰 스트레스. 오랜 불륜 커플 역시 여행이 봉쇄되자 과감한 행각을 벌이다 발각되는 사례가 원인(FT Wealth, 10월호)이란 분석도 나온다. 부부끼리도 자기 확신의 소리를 줄이며, 늘 부드러운 톤의 공감과 배려가 필요하다는 조언은 공통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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