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얼굴 때려 붓게 만들어 뚱뚱이처럼 보이다”라는 중국 속언이 있다. 뚱뚱함이 곧 부유함을 상징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냉수 마시고 이빨 쑤시다”라는 우리 그것과 조응하는 중국어다. 부자를 향한 동경, 가난에 대한 혐오가 드러난다. 가난과 부유함, 빈부(貧富)는 사람 삶이 그리는 희비(喜悲)의 쌍곡선이다. 부유함에 귀함이 따르면 부귀(富貴), 가난함에 지위의 보잘것없음이 붙으면 빈천(貧賤)이다. 사람의 호오(好惡)가 크게 갈리는 영역이다.
그러나 세속의 부귀와 빈천에 무릎 꿇지 않고 꿋꿋한 지향(志向)을 지녀야 한다는 독려도 뒤따른다. “부귀도 현혹할 수 없고, 빈천도 뜻을 꺾을 수 없다(富貴不能淫, 貧賤不能移)”는 말이다. 맹자(孟子)가 ‘대장부(大丈夫)’의 조건으로 제시한 내용이다. 그런 성현(聖賢)의 격려에도 가난은 아무래도 달갑지 않다. 특히 거대한 사회 집단에서 빈부의 격차가 심해질 때는 문제가 복잡하다. 가난한 이를 도우려는 구빈(救貧)이나 활빈(活貧)의 움직임이 꼭 등장하게 마련이다.
중국은 요즘 탈빈(脫貧)을 외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가난을 모두 없애겠다”고 다짐한 시한이 올해이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을 돕는 부빈(扶貧)에서 크게 상향한 국정 최대 목표다. 그러나 지난 5월 말 총리가 발표한 대로 중국 6억 인구의 한 달 수입은 1000위안(약 16만원) 미만이다. 따라서 완전한 빈곤 탈출은 아직 구호에 불과하다. 중국이 또 걱정해야 할 대목은 ‘궁(窮)’이다. 보통은 빈궁(貧窮)으로 병렬해 ‘가난’의 동의어로 쓰지만 본뜻은 다르다. 막다른 길에 몰려 옴짝달싹할 수 없는 경우다. 코로나19, 가치 체계의 충돌, 공격적인 대외 정책으로 지구촌 반중(反中) 흐름이 아주 견고해졌다. 물리적 가난과는 다른 궁색(窮塞) 또한 중국이 풀어야 할 큰 과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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