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

김대일 교수의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121) '도정(搗精)'

bindol 2020. 12. 20. 06:53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121) '도정(搗精)'

 

   현재 팔고 있는 모든 쌀들은 搗精을 거친 쌀들입니다. 그런데 搗精은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보면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더욱이 옛날에는 어떻게 搗精을 했는지 더욱 모릅니다. 지금은 모두 機械(기계)로 하고 있지만 옛날에는 일일이 절구를 이용해서 손으로 찧어서 搗精을 했습니다. 漢字(한자)에는 글자 안에 옛날의 生活相(생활상)이 다 들어 있습니다. 이번호는 搗精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손 수) (섬 도)를 합친 글자로, ‘찧다, 두드리다, 다듬이질하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로 읽습니다. ()는 손을 쓴다는 의미이며, (섬 도) (새 조) 省略(생략)한 글자와 (뫼 산)이 합쳐진 것으로, 새들이 바다 위를 날다가 쉬기 위해서 앉는 섬을 말합니다.

 

여기서 (찧을 도)의 뜻은 절구에 쌀을 넣고 난 뒤 마치 새가 섬에 앉을 때 살며시 내려앉듯이 살짝살짝 내려 찧는다는 말입니다.

 

쌀을 세게 내려 찧는다면 쌀이 가루가 될 겁니다. 따라서 살짝 내려 찧으면 쌀과 쌀끼리 부딪치면서 스치게 되면 쌀이 조금씩 깎여 나가게 되는 겁니다. 그 쌀에서 떨어져 나온 가루가 입니다. 겨는 漢字(한자) (겨 강)으로 씁니다.

 

 (쌀 미) (푸를 청)을 합친 글자로, ‘찧다, 깨끗하다, 精誠(정성)서럽다, 뛰어나다, 細密(세밀)하다, ()하다 精誠(정성)을 들여서 거칠지 아니하고 매우 곱다, 쓿은 쌀 등의 뜻으로 쓰이며. ‘이라고 읽습니다. 여기서 는 벼에 달린 이삭들을 그린 것으로 맛있는 쌀이라는 뜻입니다. 은 푸르다는 뜻인데, 搗精을 한 쌀이 깨끗하여 푸르게 보인다는 뜻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 搗精을 하는 行爲(행위), 즉 쌀을 찧는 動作(동작)을 말하는 것이고, () 搗精을 끝낸 쌀을 말하는 것입니다. () ()은 모두 찧다는 뜻을 나타내고 있지만 이처럼 속에 있는 뜻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비슷한 뜻을 가진 글자들은 모두 뜻은 같지만 그 안에 숨어 있는 뜻은 다 다릅니다.

 

예를 들면 생각이란 뜻을 가진 글자를 보면 (), (), (), (), (), (), ()’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생각한다는 意味(의미)가 다 다릅니다. 漢字(한자)는 한 글자로 모든 狀況(상황)을 나타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다른지를 알아야 제대로 한자를 쓸 수 있습니다

                                                  글/ 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