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23.전략(戰略)

bindol 2020. 12. 24. 05:33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23.전략(戰略)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5. 10. 7. 16:29


유방을 도와 한(漢)나라를 세우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장량의 초상이다.
중국의 장구한 전쟁사에서 전략적 안목이 매우 뛰어났던 인물로 꼽힌다.

 

 

전략이라는 용어는 우리가 자주 사용한다. 우선 영어 strategy의 번역어라고 볼 수 있지만, 낱말 자체의 쓰임은 동양 고전에서도 자주 있었다. 단어를 이루는 앞 글자 戰(전)은 싸움, 다툼, 나아가 큰 규모의 전쟁도 일컫는다. 새삼스레 풀 필요가 없을 정도다. 다음 글자 略(략)에 눈길이 간다.

땅과 밭, 나아가 경계와 변경을 의미하는 田(전)과 무기를 쥐고 남을 공격하는 各(각)이 합쳐졌다. 동양 고전에서는 남의 재물을 빼앗는 행위에 侵(침)을 썼고, 다른 이의 땅을 무력으로 점령하는 일에 略(략)을 사용했다는 설명이 있다. 둘을 합친 낱말이 침략(侵略)이다.

 

예로부터 싸움은 그친 적이 없다. 작고 하찮은 다툼과 싸움으로부터 큰 집단을 이룬 왕조국가 차원의 전쟁까지 늘 이어지면서 끊임없이 피를 흘렸던 게 인류의 역사다. 삶과 죽음의 존망(存亡)이 걸려 있는 일이니 그에 관한 인류의 사고는 정밀하게 다듬어졌을 것이다. 그런 생각과 집념이 일정한 틀을 갖출 때를 우리는 전략(戰略)이라고 적는다.

 

그와 유사한 한자 낱말은 매우 많은 편이다. 병법의 대가 손자(孫子)는 묘산(廟算)이라는 말을 썼다. 조정을 의미하는 廟(묘)와 셈을 가리키는 算(산)의 합성이다. 조정에서 전쟁 등 국가의 대사를 논의하는 행위다. 전략과 동의어라고 봐도 무방하다.

 

運籌帷幄(운주유악)이라는 말도 있다. 셈을 할 때 사용하는 산가지(籌)를 사용하는(運) 장막(帷幄)이라는 엮음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장막’은 전쟁 지휘본부에 해당한다. 장수가 거처하면서 전투를 지휘하는 곳이다. 그런 장막 안에서 산가지 놀음을 했다는 얘기가 아니다. 따지고 또 따지면서 싸워 이길 방도를 찾아내는 일을 가리킨다. 따라서 역시 전략의 구성과 집행이라는 뜻을 지닌 성어다.

 

일반적인 의미에서 어느 개인이나 집단이 특정한 상대를 두고 싸움이나 다툼을 벌일 때 동원하는 꾀나 아이디어 등은 모략(謀略)이라고 적는다. 여기서 略(략)은 남의 땅을 빼앗는 행위에서 더 나아가 그런 일의 전체적인 방법이라는 뜻을 얻었다. 따라서 모략은 전략(戰略)과 같은 맥락의 단어다.

 

모략과 동렬에 올릴 수 있는 단어는 책략(策略), 지략(智略), 방략(方略), 계략(計略), 방침(方針), 모획(謀劃), 술책(術策), 방책(方策), 계책(計策) 등이다. 풍부한 단어가 만들어졌듯이 인류 역사에서 등장했던 싸움이 퍽 모질고 질겼음을 알 수 있다.

 

어떻게 싸워 이길 것인가를 묻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 싸움이 때로는 국가와 사회, 나아가 개인의 승리와 패배, 내지는 먹느냐 먹히느냐를 결정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가 있을 때 그와 다퉈 이해를 가리고 승패를 결정하는 일에는 전략과 모략이 먼저 자리를 잡아야 한다.

 

요즘 대한민국의 국가 전략을 살피는 일이 많아진다. 미국이 주도하는 질서에 새 도전장을 낸 중국의 부상과 관련이 깊다. 마침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TPP)도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는 어중간한 자세로 있다가 그에 발을 들이지 못했다.

 

천리 바깥의 승부를 결정하는 요소가 바로 전략이다. 장수의 '장막' 속에서 그런 전략의 맥을 제대로 잡지 못할 경우 위기는 크게 닥치기 마련이다. 동북아를 넘어 세계의 전략적인 판도가 커다란 변화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그에 적절하게 대응하며 국익을 최대화할 핵심적인 전략을 우리가 제대로 갖췄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한자 풀이>

戰 (싸움 전): 싸움. 전쟁, 전투. 경기, 시합. 경쟁. 싸우다. 전쟁하다. 떨다. 두려워서 떨다. 동요하다. 흔들리다. 두려워하다.

略 (간략할 략, 간략할 약, 다스릴 략, 다스릴 약): 간략하다. 생략하다. 다스리다. 경영하다. 노략질하다. 약탈하다. 날카롭다. 돌다. 범하다. 지경(땅의 가장자리, 경계). 대강.

廟 (사당 묘): 사당. 묘당. 빈궁, 빈소. 위패. 정전(한 나라의 정사를 집행하는 곳) 6. 절.

籌 (살 주): 살, 투호 살. 꾀. 산가지(수효를 셈하는 데에 쓰던 막대기). 제비(기호 등에 따라 승부 따위를 결정하는 방법). 꾀하다. 징발하다.

帷 (휘장 유): 휘장. 덮다. 가리다.

幄 (휘장 악): 휘장. 장막. 군막. 막을 쳐 놓은 곳.

謀 (꾀 모): 꾀. 지략, 계략. 계책. 본보기. 꾀하다. 도모하다. 모색하다. 묻다. 살피다. 의논하다, 상의하다. 속이다.

 

<중국어&성어>

运筹(運籌)帷幄之中,决(決)胜(勝)千里之外 yùn chóu wéi wò zhī zhōng, jué shènɡ qiān lǐ zhī wài: 장수의 장막에서 구성하는 전략이 천리 바깥의 승패를 가른다는 뜻의 말. 성어 식으로 쓰일 정도의 유명한 말이다. 한(漢)나라를 세운 유방(劉邦)이 책사였던 장량(張良)의 전략적 안목을 칭찬하며 쓴 말이다.

运筹(運籌)帷幄 yùn chóu wéi wò: 위의 말을 압축한 성어다. 전쟁이나 다툼을 앞두고서 전략을 구성하는 일이다.

谋略 móu lüè: 모략.



출처: https://hanjoong.tistory.com/entry/한자-그물로-중국어-잡기-123전략戰略?category=662101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