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木爲橋小結廬
山水未深魚鳥少 此生還擬重移居
秖應三竺溪流上 獨木爲橋小結廬
산수미심어조소 차생환의중이거
지응삼축계류상 독목위교소결려
산과 물 깊지 않으니 물고기와 새 많지 않아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다른 곳으로 옮겨갈까
바로 삼축(三竺) 흐르는 개울을 거슬러 올라가
외나무다리 걸어놓고 오두막이나 지을거나
董其昌 / 林和靖詩意圖
`````````````````````````````````````````
- 서호(西湖) 고산(孤山)에서 평생 독신으로 살며 은거했던 임포가
자신의 명성을 듣고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을 성가시게 여겨
그 심정을 시로 읊어 벽에 써놓은 것이라 한다.
- 삼축(三竺): 삼천축(三天竺). 절강성 항(杭)현 천축산에 있는 사찰(天竺寺).
상천축·중천축·하천축 3개의 사찰을 총칭하는 말.
- 結廬: 여막(오두막)을 짓다.
- 秖應(只應): 끝내, 결국, 즉시, 바로(=直須/就該)
- 화정(和靖) 임포(林逋)가 은거한 서호(西湖) 고산(孤山)은 서호에서 가장 큰 섬이다.
높이는 해발 38m. 사람들은 이곳을 매림귀학(梅林歸鶴)의 명소로 일컫는다.
그가 살던 옛 집터에 원나라 때 진자안(陳子安)이 학정(鶴亭)을 지었다.
명나라 때 전당(錢塘) 현령 왕익(王釴)이 이곳에 방학정(放鶴亭)을 지었고,
1915년 현재의 정자로 중건하였다.
방학정 기둥에 걸린 편액에는 그를 기리는 연작시가 적혀 있다.
世無遺學香能隱 山有名花鶴不孤
梅花已老亭空鶴 處士長留山不孤
세무유학향능은 산유명화학불고
매화이로정공학 처사장유산불고
세상에 남긴 학문은 없으나 향기 숨어 있고
산에 이름난 꽃이 있어 학은 외롭지 않다네
매화 이미 지고 정자엔 학이 보이질 않지만
처사가 오래 머물러 산은 외롭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