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51> 王孫圉

bindol 2021. 6. 7. 05:21

임금 왕(玉-0)자손 손(子-7)마구간 어(口-8)

 

‘초서’에서 말한 보배는 곧 백성의 삶을 보장해주고 백성이 바라는 것을 채워주는 정치를 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관자’의 ‘목민’에서는 “知予之爲取者, 政之寶也”(지여지위취자, 정지보야) 곧 “백성에게 주는 것이 받는 것임을 아는 것이 정치의 보배다”라고 했는데, 이런 정치를 알고 실행하는 자가 바로 나라의 보배라는 말이다.

‘초서’의 보배에 대해서는 ‘國語(국어)’의 ‘楚語 下(초어 하)’에 자세하게 나온다.

초나라의 대부 王孫圉(왕손어)가 晉(진)나라를 방문했을 때다. 진나라 定公(정공)이 연회를 베풀어주었다.

그때 趙簡子(조간자)가 鳴玉(명옥, 움직일 때 소리가 나는 패옥)을 차고 예의를 갖추어 인사하면서 왕손어에게 물었다.

“초나라에 白珩(백형, 편경 모양의 작은 패옥)이 아직 있습니까?”

“있습니다.”

“초나라에서 그것을 보배로 삼은 지는 얼마나 되었습니까?”

왕손어가 대답했다.

“우리 초나라에서는 그것을 보배로 삼은 적이 없습니다. 초나라 보물로는 觀射父(관역보)가 있습니다. 그는 응대하는 능력이 뛰어나서 제후들과 교제하면 아무도 우리 군주에게 꼬투리를 잡지 못하게 합니다. 또 左史(좌사) 倚相(의상)이 있습니다. 그는 선대의 전적과 제도를 잘 알아서 온갖 일을 잘 처리하고 아침저녁으로 군주에게 역사의 興亡盛衰(흥망성쇠)를 들려주어 선왕들의 업적을 잊지 않게 하며, 또 여러 귀신들을 기쁘게 만들 줄 알고 귀신들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데 따라서 일을 처리하여 귀신들이 우리 초나라에 원한을 품지 않게 합니다. 또 雲夢澤(운몽택)이라는 늪지가 있어 거기에서는 쇠와 나무들, 箭竹(전죽)이 납니다. 龜甲(귀갑, 점칠 때 쓰는 거북 등껍질)·眞珠(진주)·獸角(수각, 활을 만들 때 쓴다)·象牙(상아)·짐승가죽·물소가죽·깃털·소털 따위는 군사용으로 쓰이니, 예상 못 한 일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후들을 접대할 때 예물로도 바칠 수 있습니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