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52> 國之寶六

bindol 2021. 6. 7. 05:22

나라 국(-8)의 지(丿-3)보배 보(-17)여섯 륙(八-2)

 

왕손어의 대답은 계속 이어진다. “만약 제후들이 예물에 욕심을 내면 응대하는 능력으로 잘 이끌어서 예상 못 한 일에 대비할 수 있으며, 大神(대신)이 도와주므로 우리 군주께서 다른 제후들에게 죄를 짓지 않아 나라와 백성을 지킬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초나라의 보배입니다. 저 백형과 같은 옥은 선왕의 노리개일 뿐, 어찌 나라의 보배라 할 수 있겠습니까?”

군주나 귀족은 그 차림새나 행세부터 남다르다. 신분이 높기 때문이다. 진기한 노리개를 차고 화려한 수레를 타고 다니는 것은 높은 신분을 드러내고 위세를 부리기 위해서다.

신분의 구분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 신분에 걸맞은 직분과 책무가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통치자나 정치가들은 태생적으로 또는 천부적으로 자신들이 우월한 지위에 있으므로 권세를 누리며 백성들 위에 군림하는 것 또한 당연하다고 여긴다. 심지어 백성을 한낱 노예나 마소와 다름없는 존재로 여기기까지 한다.

왕손어의 대답은 이렇게 마무리된다.“圉聞國之寶六而已. 明王聖人能制議百物, 以輔相國家, 則寶之; 玉足以庇廕嘉穀, 使無水旱之災, 則寶之; 龜足以憲藏否, 則寶之; 珠足以禦火災, 則寶之; 金足以禦兵亂, 則寶之; 山林藪澤足以備財用, 則寶之. 若夫譁囂之美, 楚雖蠻夷, 不能寶也.”(어문국지보륙이이. 명왕성인능제의백물, 이보상국가, 즉보지; 옥족이비음가곡, 사무수한지재, 즉보지; 구족이헌장부, 즉보지; 주족이어화재, 즉보지; 금족이어병난, 즉보지; 산림수택족이비재용, 즉보지. 약부화효지미, 초수만이, 불능보야)

“제가 들으니, 나라의 보배로는 여섯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온갖 일을 잘 알아서 제도를 마련하고 의론하며 국가를 잘 다스리는 명군과 성인이 보배고, 오곡을 풍성하게 하고 수재와 가뭄이 없게 해주는 벽옥이 보배고, 길흉의 여부를 점쳐주는 귀갑이 보배고, 화재를 막게 해주는 진주가 보배고, 병란을 막게 해주는 쇠가 보배고, 재물로 쓰일 수 있는 산림과 택지가 보배입니다. 저 요란하게 소리만 내는 아름다운 옥 따위는 오랑캐 나라인 초나라에서도 보배로 삼지 않습니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