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

史記列傳 故事(24)簞食瓢飮[단사표음]

bindol 2021. 7. 17. 06:50

史記列傳 故事(24)簞食瓢飮[단사표음] 


❏《논어》 〈옹야(雍也)〉, 《사기》 〈중니제자열전(仲尼弟子列傳)〉1권
簞 : 대광주리 단 食 : 밥 사 瓢 : 표주박 표 飮 : 마실 음

❏ 풀이:한 소쿠리의 밥과 표주박의 물이라는 말로, 매우 소박한 생활이라는 뜻.

❏ 구조: 簞↪食, 瓢↪飮
•簞↪食: 소쿠리의 밥
-簞소쿠리 단은 밥을 담는 대로 만든 그릇이다. 대나무 오리를 얽어서 만든 밥그릇. 여기서는 밥의 양을 헤아리는 양사(量詞)로 쓰였다
-食은 밥 사로 읽는다.
•瓢↪飮: 표주박의 물
-瓢표주박 표는 박을 쪼개어 만든 바가지. 여기서는 물의 양을 헤아리는 양사(量詞)로 쓰였다.
-飮마실 음은 마실 것. 물을 가리킨다.

❏ 유래:
공자는 일생 동안 무려 3천 명의 제자를 두었다고 한다. 그 가운데는 자공(子貢)처럼 이재(理財)에 밝은 사람이 있었는가 하면, 자로(子路)처럼 벼슬길에 나아가 성공한 사람도 있고, 안회(顔回)처럼 가난하지만 학문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그 가운데에서도 공자가 가장 사랑하고 아끼던 제자는 안회였다. 공자는 제자들을 그 역량에 따라 평하고 그에 맞는 충고를 하곤 했지만, 안회에게만은 늘 칭찬을 잊지 않았다.

공자의 기대에 맞추어, 안회도 워낙 학문을 좋아하여 나이 29세에 벌써 백발이 되었다 한다. 자공이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안다(聞一知十)'며 자신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말한 사람도 바로 안회이다. 그러나 안회는 찢어지게 가난하여 끼니 거르기를 밥 먹 듯했으며 평생 지게미조차 배불리 먹어 본 적이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가난은 그의 수행과 학문 연구에 아무런 영향도 줄 수 없었다. 이런 안회를 보고 공자가 칭찬하였다.

賢哉回也 一簞食一瓢飮在陋巷 人不堪其憂 回也不改其樂 賢哉回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도다 회는! 한 그릇의 밥과 한 바가지의 물로 가난한 마을에서 살게 되면 다른 사람들은 그 근심을 견디지 못하는데 회는 그렇게 살면서도 자신의 즐거움을 바꾸지 않으니 훌륭하도다 회는!"

옹야편에는 이 말고도 안회를 칭찬하는 내용이 많다. 가령 “안회는 그 마음이 석 달이 지나도 어진 것을 어기지 않는다. 그러나 나머지 제자들은 겨우 하루나 한 달 동안 어진 것에 이를 뿐이다.”라든가, 애공(哀公)이 학문을 좋아하는 제자에 대해 묻자, "안회가 있어 학문을 좋아하고 노여움을 오래 지니지 아니하며, 허물되는 일을 두 번 하지 않았으나, 불행하게도 명이 짧아 일찍 죽은지라, 그가 떠나간 지금에 와서는 학문을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 듣지 못하였다."고 대답하는 예 등이다. 요절한 안회에 대한 공자의 그리움이 절절하다.

공자의 말씀 이후 단사표음은 초야에 묻혀 사는 은사들의 생활의 표상이 되었다. 옹야편의 표현 그대로, 一簞食一瓢飮(일단사일표음)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