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5월31일 오늘은 바다의 날이다. 바다를 한자로 옮기면 海洋이 될 것인데, 海와 洋은 사실 다른 개념이었다. 일반적으로 海는 육지와 접해 있는 바다를, 洋은 그 바깥의 큰 바다를 말한다.
字源(자원)으로 보면, 海는 금문에서처럼 의미부인 水(물 수)와 소리부인 每로 구성되었다. ‘설문해자’에 의하면 海는 자연히 형성된 못(天池·천지)을 말하며 온갖 물길을 다 받아들이는 존재라고 했다. 그래서 海는 ‘큰 호수’가 원래 뜻이지만, 이후 大海(대해)의 의미가 생겼고, 다시 人山人海(인산인해)나 雲海(운해)와 같이 ‘많음’을 뜻하게 되었다.
每는 그림에서처럼, 어미(母·모)에 비녀가 더해져 비녀를 꽂은 어머니의 모습이다. 每가 지금은 가차되어 每樣(매양·언제나)이라는 뜻으로만 쓰이지만 원래 뜻은 ‘어머니’였다. 예컨대 誨는 ‘어머니(每)의 말씀(言·언)’이라는 뜻이고, 敏은 ‘어머니(每)의 회초리(복·복)’로 회초리로 자식을 가리키는 어머니의 모습을 그려, 每의 원래 의미를 보존하고 있다.
바다는 온갖 물길을 다 받아들이는 존재라고 한 ‘설문해자’의 말처럼 어머니와 같이 모든 것을 다 용납하고 포용하는 존재로 인식되어 왔다. 그래서 海는 ‘물(水)의 어머니(每)와 같은 존재’로 해석될 수 있으며, 그렇다면 海에서의 每 역시 의미부의 기능도 함께 하는 것으로 보인다.
洋은 갑골문에서부터 나타나지만 형체는 지금과 조금 달라 두 개의 羊으로 구성되었다. 갑골문에서는 지명으로만 쓰여 그것이 어떻게 해서 ‘바다’의 뜻을 갖게 되었는지 정확한 과정을 알 수는 없다. 다만 ‘爾雅(이아)’에서 ’많다(多)‘고 뜻풀이 한 것으로 보아 漢(한)나라 때에는 이미 ’큰 물‘의 의미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洋에는 거침없이 세차게 흘러 나가는 물길의 모습을 묘사한 ‘洋洋’에서처럼 ‘성대하다’나 ‘넓다’는 뜻이 나왔고, 다시 광활하게 펼쳐진 水面(수면)을 의미하게 되었다. 그 후 洋人(양인)에서처럼 ‘외국’을 뜻하기도 했으며,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면서 현대화를 시작한 중국의 역사적 경험으로부터 洋은 다시 ‘현대화된’이라는 의미도 갖게 되었다.
하 영 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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