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6월 5일은 環境의 날이다. 우리를 ‘고리처럼(環) 둘러싸고 있는 주위 여건(境)’이 環境이다. 環은 玉(구슬 옥)과 f으로 이루어졌는데 f은 소리부도 겸한다.
f은 원래 j으로 썼는데, 지금은 단독으로 쓸 때를 제외하고는 f으로 줄여 쓴다. f은 금문에서처럼 目(눈 목)과 袁으로 구성되었는데, 目은 보는 행위를 상징하고, 袁은 둥근 璧玉(벽옥)으로 치장한 옷(衣·의)의 모습을 그렸다.
금문의 다른 자형에서는 玉 옆에 손을 그려 넣음으로써 차림새를 가다듬는 모습을 강조하기도 했다.
고대 중국에서 璧玉은 왕권의 상징으로 여겨질 정도로 높은 가치를 지니는 玉 중의 玉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f은 대단히 아름답고 화려한 장식용 옥을 매달아 盛裝(성장)을 한 모습을 ‘놀라워하며 보다’는 뜻이다. 그러자 f의 핵심 내용물인 璧玉처럼 ‘둥근 玉’을 나타낼 때에는 玉을 더하여 環을 사용했다.
f과 유사한 글자가 袁이다. 袁은 f(j)에서 윗부분의 目이 빠진 형태로, 옷에 장식한 둥근 옥을 그린 모습이다. ‘설문해자’에서는 袁을 긴 옷의 모습을 그렸다고 했지만, 사실은 옷을 장식한 둥근 옥의 모습이 원래 뜻이며 ‘긴 옷’은 파생 의미이다.
그래서 袁이나 f은 모두 ‘둥글다’는 뜻을 기본적으로 가진다. 예컨대 環은 중간에 구멍을 뚫은 ‘둥근(f) 玉’이요, 還은 ‘멀리 갔다가(착·착) 원을 그리듯(f) 되돌아오다’는 뜻이다. 또 (원,환)(두를 환)은 ‘둥글게(f) 사방을 에워싼(국·위) 것’을, 환은 ‘쇠(金·금)로 만든 둥근(f) 고리’를, 환(기내 환)은 ‘수도를 에워싼(f) 주위 1천리 안쪽의 땅’을 말한다.
袁은 지금은 주로 성씨로 쓰여 원래 뜻을 잘 살피기 어려워졌지만, 園(동산 원)이나 遠(멀 원) 등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즉 園은 ‘둥글게(袁) 주위를 둘러 싼(국)’ 정원을 말하며, 遠은 ‘먼 곳’을 뜻하는데 먼 곳은 언젠가는 다시 ‘되돌아(袁) 올(착)’ 것이기 때문이다.
멀리 떠나간 것을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이별이 아니라 되돌아옴으로 인식한 중국인들의 지혜가 놀랍다.
하 영 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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