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마이크로 소프트(Micro soft)’사를 중국어로는 ‘웨이롼(微軟)’ 公司(공사)라고 한다. ‘마이크로(micro)'를 미세하다는 뜻의 微로, ’소프트(soft)’를 부드럽다는 뜻의 軟으로 번역한 것이다. 이처럼 현대 중국어에서 軟은 부드러운 것, 즉 ‘소프트(soft)’ 한 것을 지칭한다.
軟은 원래 연으로 썼는데, 지금은 속자인 軟이 정자인 연보다 훨씬 자주 쓰인다.
연은 車(수레 거)와 가냘플연으로 구성되었는데, 가냘플연은 소리부도 겸하고 있다.
가냘플연은 소전체에서 而(말 이을 이)와 大(큰 대)로 이루어졌는데, 而는 원래 턱수염을 그린 글자이고 大는 사람의 정면 모습을 그려 크다는 뜻을 나타낸 글자다. 그래서 가냘플연은 ‘커다란(大) 수염(而)’을 말한다. 기다랗게 자란 수염은 짧은 수염에 비해 훨씬 부드럽다. 그래서 가냘플연에 ‘부드럽다’는 뜻이 나왔다.
그래서 연은 ‘부드러운(가냘플연) 수레(車)’ 즉 덜컹거림을 방지하기 위해 수레바퀴를 새끼줄로 감싼 出喪(출상)용 수레를 말했는데, 이후 부드러움을 나타내는 대표자가 되었다.
다만 n이 欠(하품 흠)으로 변화된 속자가 유행해 지금은 속자가 정자를 대표하는 형국이 되었다.
軟과 대칭을 이루는 말이 硬이다. 현대 중국어에서는 ‘하드웨어’를 ‘잉젠(硬件)‘이라 하듯 ’하드(hard)'한 것을 모두 ‘잉(硬)’이라 한다.
硬은 의미부인 石과 소리부인 更으로 구성되었는데, 딱딱함의 이미지를 돌(石)에서 가져왔음을 쉽게 추측할 수 있다.
更은 갑골문(오른쪽 그림)에서 ‘손에 막대를 쥐고(복·복) 무엇인가(丙·병)를 움직이는 모습’을 그렸는데, 옛날에는 更을 o으로 썼다.
막대로 움직이는 대상은 (솥 역)이라는 鼎(정)처럼 생긴 솥을 말한다고 알려져 있다. 어쨌든 이로부터 移動(이동)이나 바꾸다 등의 의미가 생겼다.
更은 變更(변경)과 같이 바꾸다가 원래 뜻이며, 이후 三更(삼경)과 같이 시간을 헤아리는 단어로, 更新(갱신)과 같이 ‘다시’라는 부사적 용법으로도 쓰였다. 다만 다시라는 뜻으로 쓰일 때에는 독음을 ‘갱’으로 읽는데 주의해야 하는데, 更生(갱생)이나 更衣(갱의) 등이 그러하다.
하 영 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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