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溫泉浴(온천욕)은 暴炎(폭염)에 더없이 좋은 피서법의 하나이다. 溫은 水(물 수)와 온으로 구성되었는데 온은 소리부도 겸한다. 온은 소전체에서부터 囚와 皿(그릇 명)으로 이루어졌다.
囚는 감옥(국·위)에 갇힌 죄수(人·인)의 모습을 그렸는데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皿은 원래 굽이 달린 그릇의 모습을 그렸으며 그릇(皿)은 음식을 뜻한다. 그래서 온은 ‘설문해자’의 해설처럼 죄수(囚)에게 먹을 것(皿)을 제공하는 행위, 즉 어질다(仁·인)가 원래 뜻이다. 즉 죄수에게까지 溫情(온정)을 베푸는 ‘따뜻한 마음’을 뜻한다.
이후 따뜻한(온) 물(水)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溫이 만들어졌는데 溫은 다시 따뜻한 물뿐 아니라 溫暖(온난)에서처럼 따뜻함의 일반적인 개념까지 지칭하였으며 마음 상태의 溫柔(온유)함도 뜻하게 되었다.
泉은 갑골문에서 바위틈으로 솟아나는 물의 모습을 그렸는데 자형이 조금 변하여 지금처럼 되었다. 그래서 ‘샘물’이 원래 뜻이며 지하수를 지칭하기도 했다. 또 고대 중국인은 황토지대에 살아서 그랬는지 땅속에는 누런 강물이 흐르고 있으며 사람이 죽으면 그곳으로 간다고 생각했는데 그곳을 黃泉(황천)이라 불렀다.
그래서 泉으로 구성된 한자는 샘과 의미적 연관을 가진다. 예컨대 腺(샘 선)은 생물체(肉·육) 안에서 분비작용(泉)을 하는 기관을 말하며 線(줄 선)은 샘(泉)처럼 끝없이 이어지는 실((멱,사)·멱)을 말한다.
그런가 하면 原도 원래는 (엄,한)(기슭 엄)과 泉으로 구성되었는데 예서 이후로 자형이 변해 지금처럼 되었다. 그래서 原은 산의 낭떠러지((엄,한)) 아래로부터 솟아나는 샘(泉)의 모습을 그려 그곳이 물이 흘러나오는 근원임을 나타냈으며 水源(수원)이 원래 뜻이다. 이후 모든 사물의 시작이라는 의미에서 起源(기원)이나 根源(근원)이라는 뜻으로, 다시 原來(원래)라는 뜻까지 갖게 되었다. 재미나는 것은 原이 平原(평원)이라는 뜻을 갖게 된 것인데 그것은 갑골문을 사용했던 중국인의 근거지가 황토 대평원이었기 때문에 平原이 곧 根源이라는 의미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原이 이렇게 여러 가지의 뜻으로 쓰이게 되자 水源을 나타내기 위해 다시 水를 더한 源으로 구분하여 쓰게 되었다. 지금은 原來나 平原처럼 뒤에 생겨난 뜻은 原으로, 水源이나 根源처럼 처음의 뜻을 나타낼 때에는 뒤에 생겨난 源을 쓰고 있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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