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산책

[수학 산책] 라틴어 '흥미있는 기록'에서 유래… 태양·달 규칙적인 변화로 시간 측정

bindol 2021. 10. 28. 04:47

 

[수학 산책] 라틴어 '흥미있는 기록'에서 유래… 태양·달 규칙적인 변화로 시간 측정

달력

 1582년 그레고리우스 13세가 달력 개정을 알린 칙서. /위키피디아오늘은 2020년 마지막 날입니다. 2021년 새해를 앞두고 달력에서 휴일을 찾아보진 않았나요? 달력은 1년 365일 날짜의 순서를 매겨나가는 방법입니다. 오늘은 시간의 흐름을 측정하는 방법인 역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오래전 사람들은 달을 보고 시간을 파악했어요. 봄부터 시작해 달이 12번 차고 기울기를 반복하면 다시 봄이 된다는 것을 알았고, 보름달이 차츰 기울기 시작해 그믐이 되고 다시 보름달이 될 때까지 약 30일이 걸린다는 것도 알아냈죠. 그래서 달의 변화를 기준으로 1년을 12달, 360일로 파악했습니다. 이를 음력(陰曆)이라고 해요.

태양을 이용해 시간을 측정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태양은 아침에 동쪽에서 떠서 저녁에 서쪽으로 지는데, 이때 생기는 그림자의 길이에 따라 하루의 시간을 알 수 있었어요. 또 태양이 뜨는 높이 변화를 보고 계절을 파악했어요. 태양을 기준으로 1년 12달의 시간을 측정하는 방식을 태양력(太陽曆)이라고 해요.

달력(calendar)은 라틴어로 '흥미있는 기록' 또는 '회계장부'를 뜻하는 칼렌다리움(calendarium)에서 유래했습니다. 고대 로마에서 제관이 초승달을 보고 월초임을 선포했는데 그날을 중요한 기점으로 생각했던 거죠.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형식의 달력의 시초는 로마의 황제였던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고안했습니다. 이를 율리우스력이라고 합니다. 카이사르는 기원전 46년에 달력을 만들었어요. 그는 1년을 12개의 달로 나누고 각각의 달에 31일과 30일을 번갈아 사용했어요. 또 카이사르는 자신이 태어난 7월이 다른 달보다 날수가 적지 않도록 하기 위해 31일로 했죠. 당시 달력은 지금과 약간 달랐는데, 1년을 시작하는 첫 달이 3월이었습니다. 1년은 365일이기 때문에 이렇게 하면 마지막 달에는 하루가 부족해져요. 그래서 당시 마지막 달이었던 현재의 2월은 29일까지였죠.

카이사르가 암살당하고 로마의 황제가 된 아우구스투스는 카이사르와 마찬가지로 자기가 태어난 달인 8월도 날수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원래 30일이었던 것을 2월에서 하루를 빌려와서 8월에 더했어요. 그리고 마지막 달이었던 2월은 지금처럼 28일이 됐습니다. 율리우스력은 로마 제국 영토 내에서 널리 사용됐고 전 유럽으로 퍼져 16세기 말까지 쓰였어요. 로마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가 1582년 율리우스력의 일부 오차를 바로잡아 제정했는데, 이를 그레고리력이라고 합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나라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역법은 조선 효종(1653) 때의 '시헌력'입니다. 청나라를 통해 도입된 시헌력은 1896년 서양의 태양력이 채택될 때까지 조선의 공식적인 달력이었습니다. 시헌력은 태음력에 태양력의 원리를 적용해 24절기 시각과 하루의 시각을 정밀하게 계산해 만든 역법입니다. 그러나 당시 사대부들은 시헌력에 따르는 것은 오랑캐 과학을 따르는 것이며 정도가 무너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이광연 한서대 수학과 교수